지난해 실손의료보험 경과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인 85%를 넘어 100%를 웃돌았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전경. /사진=시대
실손의료보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보험금 지급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손해율이 100%를 넘겼다. 특히 도수치료 등이 포함된 근골격계 질환 관련 보험금이 암·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을 웃돌며 비급여 관리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경과손해율은 101.0%로 집계됐다. 전년(99.3%) 대비 1.7%포인트(p) 오른 수치다. 경과손해율은 보험료 수익 대비 발생손해액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는 통상 85%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세대별로는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120.3%로 가장 높았다. 4세대(115.1%), 1세대(102.3%), 2세대(93.1%)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손익은 1조87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적자 규모(1조6200억원)보다 25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번 손해율 상승은 전체 보험료 수입보다 지급된 보험금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료 수익은 17조9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 늘었다. 보험료 인상과 신규 계약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 증가 속도는 더 빨랐다. 지난해 지급된 보험금은 16조9653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급여 보험금은 9조6884억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다. 지급된 실손보험금 1만원 중 6000원 정도가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셈이다.

금감원은 자기부담률이 높은 상품일수록 의료 이용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계약 한 건당 연간 지급보험금은 1세대 74만원, 2세대 49만원, 3세대 36만원, 4세대 29만원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지급 현황에서는 비급여 중심의 의료 이용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비중증 치료로 분류되는 근골격계 질환 관련 보험금은 지난해 2조6900억원으로 나타났다. 암·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2조55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통원 비급여 주사제 관련 보험금도 1조4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9% 늘었다.

신의료기술 관련 보험금 증가세도 가팔랐다. 로봇수술 관련 보험금은 4700억원으로 1년 새 72.4% 급증했다. 전립선결찰술은 64.6%, 하이푸 시술은 46.0% 늘었다. 최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보험금 증가율이 각각 19.4%, 13.4%를 기록한 점도 이같은 고액 비급여 치료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전체 보유계약은 3622만건으로 전년보다 0.7% 늘었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잉 의료이용 억제를 위해 5세대 실손보험 안착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보험사의 부당한 심사행태 등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현장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6일부터 중증질환 보장에 집중하고 보험료 부담을 낮춘 5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다. 비급여 항목의 경우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해 보장을 차등화했다. 기존 실손 가입자는 별도 심사 없이 5세대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이후 보험금 수령을 하지 않았을 경우 6개월 이내로 이를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