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당선이 확실시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실에서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불리한 구도를 딛고 5선에 성공한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개표 완료 결과 42.96%(3만5056표)를 얻어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41.26%(3만3664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15.76%(1만2866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당선 확정 직후 그는 "역사적인 승리다.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제어해서 대한민국 균형추를 맞추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전 대표의 국회 입성으로 국민의힘 내 당권파와 친한(한동훈)계 의원들 사이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친한계 의원들이 장동혁 지도부에 한 전 대표 복당을 요구하며 압박할 수 있어서다. 한 전 대표는 신당 창당보다 국민의힘 복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전 대표 제명을 결정한 장동혁 지도부는 복당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권파와 친한계의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친한계는 이번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당 지도부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당권파는 광역자치단체 4곳 이상을 확보했으면 선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막판 역전승을 거두면서 광역자치단체 16곳 중 4곳을 확보했다. 장동혁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었던 서울과 부산 두 곳 중 서울을 사수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자신의 SNS에 "제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한동훈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당선자가 4일 새벽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선거 결과를 놓고 친한계와 당권파의 시각차도 드러났다. 4일 오전에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기자회견 직후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국민의힘 패배로 끝난 만큼 그에 따른 지도부 책임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며 "서울시장 선거 승리는 당 지도부가 전혀 관여하지 않은 상태로 치러진 게 승리 이유"라고 했다.
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들께서 묘하게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며 "향후 어떤 길로 가야지 바로 설 수 있는지 국민들께서 답을 주셨고 방향을 제시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로 한 전 대표와 오 시장이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그간 당내 선거 외 개인 선거 경험과 원내 활동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동시에 꺾고 원내에 진입하면서 선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비상계엄 이후 민심이 악화된 서울시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정원오 후보에 앞서지 못했지만 실제 선거에서 이겼다. 높은 국정지지율을 유지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정 후보가 구도상 유리했음에도 오 시장이 승리하면서 보수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복귀 관련 질문에 "부당하게 제명된 날 돌아간다고 말씀 드렸고 이번 선거 승리도 그 과정이다"라며 국민의힘 당권파를 향해 "지금 국민의힘 당권파 언행들은 보수 정당이 가지고 온 품격이나 실력에 맞지 않다. 이제는 반성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