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핀테크 기업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진입 문턱을 낮춘다. 혁신성이 높은 서비스는 샌드박스 지정 단계부터 배타적 운영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테스트 비용과 책임보험료 지원도 확대한다. 샌드박스 종료 이후 제도권 금융 전환 절차도 정비해 혁신 서비스가 일회성 실험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사진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회-국민경제자문회의 합동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핀테크 기업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진입 문턱을 낮춘다. 혁신성이 높은 서비스는 샌드박스 지정 단계부터 배타적 운영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테스트 비용과 책임보험료 지원도 확대한다. 샌드박스 종료 이후 제도권 금융 전환 절차도 정비해 혁신 서비스가 일회성 실험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규제를 넘는 핀테크, 판을 바꾸는 금융 대전환'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금융 분야 혁신 서비스에 한시적으로 규제 특례를 부여해 시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2019년 4월 도입 이후 올해 4월 말까지 1059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됐고 이 가운데 436건이 시장에 출시됐다.


금융위는 샌드박스가 금융산업 참여자를 넓히고 소비자 중심 서비스를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가 초기 설계 단계에 머물러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과 제도권 안착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금융위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 기존에는 샌드박스 이후 제도화 단계에서 정식 인허가를 받았을 때 배타적 운영권이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샌드박스 지정 시점부터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비용 지원도 늘린다. 배타적 운영권을 받은 중소 혁신사업자는 별도 심사 없이 서비스 상용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테스트 비용 지원 한도는 현행 최대 1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늘리고, 책임보험료 지원 비율은 50%에서 100%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심사 기준도 핀테크 스타트업 특성에 맞게 손본다. 재무건전성 등 정량 요건만 엄격하게 보기보다 소비자 보호와 기본 서비스 운영 능력을 우선 확인하고, 성장 가능성이나 투자 유치 가능성 등 정성 요인도 함께 반영한다.

샌드박스 종료 이후 제도권 전환을 돕는 장치도 마련된다. 금융위는 서비스 개시 이후 최단 1년부터 운영 성과를 점검하고, 우수 서비스는 법령 정비를 앞당기기로 했다. 우수 혁신사업자에게는 정식 인허가 심사 과정에서 가점이나 패스트트랙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소비자 보호 장치도 강화한다. 금융·보안 사고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서비스 종료 때 고객 자산이나 데이터 처리 방안 등을 담은 종료계획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를 도입한다.

샌드박스 적용 범위도 넓힌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새로운 금융업권과 서비스 관련 법령을 규제특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동일·유사 서비스나 단순 변경 안건은 심사 절차를 간소화한다.

금융당국이 과제를 먼저 정하고 사업자 모집과 실증, 제도개선까지 주도하는 기획형 샌드박스도 활성화한다. 대안신용평가, 중저신용자 신용공급 확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 방지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금융위는 서비스 상용화 비용 지원과 네트워킹 기회 확대 등 즉시 시행할 수 있는 과제부터 추진한다. 금융혁신법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올해 3분기부터 입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샌드박스가 혁신의 출발점 역할은 충실히 수행해왔지만 혁신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제도권 안착까지 뒷받침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었다"며 "혁신기업의 성장과 제도권 안착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