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6만4000원(12.47%) 내린 255만5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최저 253만6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다. 이날 하루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6523억41100만원, 기관은 2조4441억9800만원 팔았다. 반면 개인은 5조634억4900만원을 홀로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폭발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331% 올랐다. 지난 22일에는 삼성전자를 넘어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직후 급락한 것은 단일 악재가 아닌 단기 과열 부담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1위 등극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이날 국내 반도체 업종은 단기 과열 부담과 상승 누적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며 "특히 쏠림 현상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던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증가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금융감독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연계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안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I 투자 고점 논란도 주가 하락 배경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핵심 근거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의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였다.
그러나 최근 금리와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AI 투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며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고밸류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출회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 대표 AI 수혜주로 여겨지는 만큼 관련 투자 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는 아직 중장기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증권사들이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평균값은 352만원이다.
목표가 상향의 배경은 실적이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69조원으로 추정하며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50%, 60%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이 77.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올투자증권은 2분기 매출액 85조6000억원, 영업이익 66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 등 전 부문의 평균판매가격(ASP) 가정을 상향했고, 3분기 중 가능성이 높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실적 시즌 이후 랠리 연장을 이끌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추세 전환이 아닌 과열 해소 과정이라는 평가다. 다만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도 차익실현과 레버리지 상품 수급, AI 고점 논란 등에 따라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HBM 수요가 이어지고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경우 주가는 다시 상승 곡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순한 AI 기대감보다 실적, 수주, HBM 점유율, ADR 상장 일정 등 구체적인 데이터가 주가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적어도 2027년까지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판단된다"며 "최근 급등에 따른 단기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나 업황 및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 상승이 올해 2분기 재개될 전망이므로 중기 상승세는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PC, 모바일 등 엣지 디바이스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HBM, 서버 D램, 기업용 SSD, LPDDR5X 전반에 걸쳐 수요 가속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면 2027년 메모리 공급은 2026년 대비 부족이 한층 심화되어 메모리 가격의 지속적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AI 서버 수요 증가 및 메모리 탑재 용량 확대 기조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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