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번주에 총 8억6530만달러가 몰렸다. 사진은 지난달 1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한동안 이어진 순유출 흐름에서 벗어나 15주 만에 한 주 내내 순유입을 기록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매수세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5주 연속 자금이 들어오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이번주 미국 증시에 상장된 12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총 8억6530만달러(약 1조2209억원)가 순유입됐다. 이번주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든 거래일에 순유입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한 주간 모든 거래일에서 순유입을 기록한 것은 지난 4월20~24일 이후 약 15주 만이다.

상품별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인 IBIT가 6억9350만달러 자금을 끌어모으며 전체 유입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피델리티의 FBTC에도 1억1650만달러가 유입됐다.


앞서 시장 분석가 다크포스트도 지난 8일까지 한 주간 비트코인 ETF 지갑으로 약 1만1792BTC, 7억54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집계 기준에 차이가 있지만 최근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 매수세가 크게 강화됐다는 점에서는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이더리움 ETF도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주 미국 증시에 상장된 10개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총 2억4370만달러(약 3438억원)가 순유입됐다. 이더리움 ETF의 주간 순유입은 5주째 이어졌다.

상품별로는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인 ETHA에 2억300만달러가 들어왔으며, 피델리티의 FETH에도 2420만달러, ETHB에는 1270만달러가 각각 유입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 동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물 ETF는 투자자가 직접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에 투자할 수 있어 기관 자금의 주요 진입 통로로 자리 잡았다.

다만 ETF 자금 유입만으로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비트코인 가격 자체는 여전히 단기 보유자들의 매수단가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서 활동하는 유명 암호화폐 및 비트코인 온체인 애널리스트인 악셀 애들러 주니어에 따르면 지난 8일 비트코인은 약 6만4952달러에 거래된 반면 단기 보유자의 실현가격은 6만7523달러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보유자의 평균 매입 가격보다 약 2571달러, 3.8% 낮은 수준이다.

단기 보유자는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을 155일 미만 보유한 투자자를 의미한다. 이들이 평균적으로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는 것은 가격이 반등할 경우 본전 수준에서 매도하려는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애들러는 비트코인이 단기 보유자 실현가격을 밑돈 기간이 최근 284일 가운데 279일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ETF를 통한 신규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단기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시장에선 6만달러가 비트코인의 저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 분석가 아스트로노머는 "가격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이른바 '지루한 장세'가 오히려 바닥 형성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