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남 클러스터 전력공급에) 원전을 기저 전원으로 활용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하는 새로운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면서 "'용인급'으로 더 지어야 한다면 (신규 원전 건설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3일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도 '추가원전 건설계획이 나올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호남에 지을 4개 반도체 팹에 우선은 한빛원전과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하지만, 전력수요가 더 커지면 원전 추가 건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호남 클러스터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제일 많이 제기되는 의문이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에 대규모 전력공급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의 6개 원자로가 생산하는 총 6GW(기가와트)의 전력을 모두 써도 반도체 팹 4개를 돌리기엔 빠듯한 수준이다. 게다가 1호기는 40년 설계수명이 끝나 정지됐고, 2호기도 올해 9월 수명이 끝난다. 3~6호기 역시 2034년부터 차례로 설계수명을 다할 예정이다. 계속운전 허가를 받지 못하면 호남 반도체 공장이 완공될 때 쯤 상당수 원전의 가동이 중단된다는 의미다.
결국 안정적 전력을 확보하려면 한빛원전 수명부터 연장해야 한다. 작년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가동 기간 지난 것도 안전성이 담보되면 연장해서 쓰고, 짓던 건 잘 짓고 그러면 된다"고 했던 만큼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들어설 AI데이터센터까지 돌리려면 작년 초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지난달 경북 영덕군에 짓기로 결정한 원전 2기 외에도 다수의 새 원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15년간 전력공급 방식과 에너지원을 정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올해 말 내놓는다. '메가 프로젝트'라는 전례 없는 대규모 국가 성장전략을 내놓은만큼 그에 걸맞은 에너지 공급 전략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탄소 배출 없이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은 원전이 유일하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기존 원전 수명 연장의 명확한 청사진을 12차 계획에서 상세한 일정까지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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