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 들어서면 복잡했던 생각이 가라앉으며 기분까지 시원해진다. 사진은 경남 하동 쌍계사. /사진=한국관광공사
도시의 소음과 열기에 지친 여름, 마음마저 무더위를 앓게 둘 필요는 없다. 번뇌를 잠시 내려두기 위해 고즈넉한 산사에 발을 들이면, 복잡했던 생각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기분까지 시원해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 소리와 굽이치는 계곡물 소리, 은은한 예불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지쳤던 마음은 어느새 편안해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여름의 더위를 뒤로 하고 고요하게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사찰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경남 하동 쌍계사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쌍계사는 예로부터 '호리병 속 별천지'라 불려왔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지리산 자락에 포근히 안긴 쌍계사는 신라 시대 창건돼 1000년 넘는 세월을 품어온 고찰이다. 산과 물이 감싸 안은 지형 덕에 예로부터 '호리병 속 별천지'라 불려왔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천왕문과 대웅전 등 오랜 전각들이 고즈넉하게 펼쳐지고, 계곡을 따라 곧게 뻗은 대나무숲이 청량한 기운을 더한다.
차(茶)의 고장인 하동에 위치한 사찰답게 템플스테이에는 스님과 온기를 나누는 차담 시간이 마련돼 있다. 은은한 차향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님의 지혜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일상을 짓누르던 고민도 어느새 가벼워진다.
경북 경주 골굴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굴사원인 골굴사에서는 이국의 사찰에 온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약 1500년 전 인도에서 건너온 광유선인 일행이 함월산 절벽을 깎아 세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굴사원이다. 원효대사가 열반에 든 곳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절벽 곳곳에 새겨진 석굴 불상들이 마치 이국의 사찰에 온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탁 트인 절벽 아래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을 올려다보는 순간 온몸을 감싸는 영험하고 신비로운 기운에 절로 가슴이 경건해진다.
'한국의 소림사'라는 별명에 맞게 우리나라 선무도의 총본산으로 알려져 있다. 상시로 선무도 공연이 열리며, 직접 몸을 움직이며 기를 다스리는 선무도 수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협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두 팔과 다리에 기를 모아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고민과 잡생각이 사라지고 평안함이 밀려온다.
충북 보은 법주사
수많은 불교 유산을 마주할 수 있는 법주사는 속리산국립공원 안에 자리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찰 중 하나로 미륵신앙의 중심이자 수많은 불교 유산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속리산국립공원 안에 위치해 경내를 천천히 걷기만 해도 초록빛 자연이 건네는 깊은 위로를 경험할 수 있다. 법주사의 상징인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5층 목조탑이다. 하늘을 향해 층층이 날개를 편 지붕 선과 섬세한 단청 문양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팔상전 옆에는 2마리의 사자가 가슴을 맞대고 뒷발로 서서 화사석(불을 밝히는 석등)을 떠받치는 모습의 '쌍사자 석등'이 자태를 드러낸다. 정교하게 조각된 사자의 갈기와 표정은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 생생하다. 숲길 너머에는 높이가 33m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금동 미륵 대불'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모든 것을 품어줄 듯 자비로운 부처님의 미소를 바라보면, 속세의 시름은 잠시 내려놓고 마음에 평온을 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