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깎아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신설한다. 사진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월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에 입징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깎아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신설한다. 국가전략기술 범위도 소형모듈원전(SMR)과 마이크로모듈원자로(MMR) 등을 포함한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한다. 국내 투자에 혜택을 집중하는 생산적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도입하는 등 세제 지원을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재정경제부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글로벌 경제안보와 녹색전환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품목을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지원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신설하겠다"며 "시중 자금이 우리 경제의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생산적금융 ISA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한 전략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량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를 공제하는 제도다. 기존 투자세액공제가 시설투자액이나 연구개발비 등 '투입' 규모를 기준으로 지원해온 것과 달리 생산·판매량이라는 '산출' 실적을 기준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생산세액공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설계돼 '한국판 IRA'로도 평가된다.


적용 대상은 ▲태양광 ▲풍력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부품 등 6대 분야이며 제도는 10년 한시로 운영된다. 기업이 국내에서 직접 생산·판매해야 하며 구체적인 대상 품목은 시행령을 통해 확정된다. 비수도권 생산에는 최대 1.5배의 지역 계수를 적용해 혜택을 부여한다.

공제액은 '생산량×기준공제액(단가)'으로 산정되며 단가는 품목별 생산비용을 고려해 시행령에서 따로 정한다.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와는 중복 적용이 배제되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제도 종료를 앞둔 마지막 3년간은 공제액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점감구조를 둬 기업이 세제 혜택 종료 이후의 원가 구조에 미리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이 제도는 정부가 지난달 14일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도입을 예고했던 사안이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중동전쟁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대외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한 바 있다.


구 부총리는 질의응답에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 "전기차 자체보다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국내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며 "고성능 양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품목을 지원해 결과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촉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재실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방안 관련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국가전략기술 범위도 기존 수소 분야에서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SMR과 국내초소형모듈원자로(M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과 시설도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생산적금융 ISA도 신설한다. 생산적금융 ISA는 일반 ISA와 달리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고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국내 자산으로 한정했다.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원, 총 납입 한도는 2억원이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할 수 없다. 청년형 상품에는 납입액의 10%를 소득공제하는 혜택도 추가된다. 아울러 벤처·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에 9%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과세 특례를 신설한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생산적금융 ISA는 일반 ISA와 달리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고 국내 투자에만 혜택을 집중하도록 설계했다"며 "시중 자금이 벤처와 혁신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