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브리핑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재정경제부는 40억~50억원 구간의 기준을 사전에 설계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초고가 기준을 만들어 놓고 이 기준을 근거로 과세 체계를 짰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그건 아니다"라며 "여러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니 결국 40억~50억원 부분에서 세 부담이 정상화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간을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세제개편안 발표에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대국민 릴레이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에도 대략 30억원에서 50억원 범위가 초고가주택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이 숫자는 금액은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 생중계 도중 진행한 실시간 투표에서도 나왔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초고가주택 기준을 묻는 투표를 진행한 뒤 '30억원 이상'이 가장 많은 표를 얻자 "30억원은 너무 가혹하다"며 "50억원은 할 줄 알았다"고 했다.
발표된 숫자의 근거가 불분명한 대목은 초고가주택 말고도 있다. 정부는 설명자료에서 이번 세제개편에 따라 종합부동산세가 2027년 8000억원, 2028년 1조1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고 밝혔다. 추계 근거를 묻는 질문에 윤정인 재정경제부 조세개혁추진단장은 "정확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기존 베이스에서 증가되는 증가분을 고려해서 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정작 이 세금을 새로 내게 될 '비거주 1주택자'가 몇 명인지 정부는 통계를 갖고 있지 않다. "내년 공시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어 추정이 곤란하다"고 조 실장은 말했다. 정부가 가진 숫자는 시가 30억원 초과 주택이 공동주택 전체의 상위 0.8%(약 12만호), 40억~50억원 구간이 상위 0.3%(약 4만~5만호)라는 물건 기준 통계뿐이다. 종부세는 인별 과세인 만큼 이 물건 수를 실제 과세 대상 인원으로 바로 연결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통령 입맛에 맞는 숫자를 미리 정해두고 세제를 설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 주재 부동산 경청 토론회에도 참석했던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지나가듯 말 한 마디만 흘려도 공무원들에게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 아니냐"라며 "하다보니 우연히 그렇게 됐다는 설명이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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