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장사의 신>이라는 제목의 책이 화제를 모았다.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이자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가 어떤 장사에도 통할 수 있는 성공비법을 공개한 책이다. 이 책은 창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그 비법도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마련. 그렇게 2년이 지난 뒤, 대박 음식점을 만드는 푸드 컨설턴트 김유진은 ‘한국형’ 장사의 성공 비결을 내놓았다.
그는 방송국에서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요식업에 대한 내공을 쌓았고, 2002년부터 지금까지 컨설팅을 통해 성공시킨 식당이 200곳이 넘는다고 한다. 성공률이 8할 이상인 덕분에 한 건당 3000만원에서 1억원의 보수를 받는다고 하니 가히 한국형 장사의 신이라 할 만하다. 그가 펴낸 신간 <한국형 장사의 신>에는 과연 어떤 조언들이 담겨 있을까.
장사의 초보와 신은 메뉴 선정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초보는 남들이 많이 하는 메뉴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곤 한다. 그러나 장사의 신은 손님들의 기호와 성향을 먼저 파악할 것을 강조한다. 각 세대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야 할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0대를 타깃으로 한다면 중저가 한식이 추천 메뉴다. 식탐이 강해지는 연령대인 만큼 한가지를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이라도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또 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나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에서 몇가지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이를 홍보하는 것이 좋다.
사실 메뉴를 정하는 것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상권 분석이다. 장사의 초보는 상권 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메뉴와 비슷한 식당이 없으면 쾌재를 부르지만, 신은 오히려 이런 상권을 꺼린다. 내가 희망하는 업종의 수가 적거나 없다는 것은 그 아이템이 먹히지 않는 상권이라는 반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상권에 어떤 메뉴가 적합한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한 장소에서 한 주간 매일 16시간씩 관찰해야 한다. 오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식자재 배달 차량들을 살펴보며 어떤 재료들을 얼마나 내려놓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또 반경 500m 안에 어떤 직업군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 전단지를 돌리는 아주머니한테 물어보거나 우편물을 슬쩍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각 메뉴들의 가격저항선을 알아보기 위해 기존 업소들의 평균 메뉴 가격과 매출 추이를 살펴볼 것을 조언한다.
장사의 신은 말한다. 그저 맛있다고, 단지 싸다고 해서 손님들이 오진 않는다고. 행인을 손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담함과 용기가 필요하고, 손님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섬세함과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은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과연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준비가 돼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은 뻔하고 추상적인 이론을 늘어놓지 않고, 실행 가능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때로는 그 조언들이 다소 직설적이고 거칠긴 하지만, 그보다 더 거친 세상에서 생존해야 할 장사의 초보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장사의 초보들에게 장사의 신의 가호가 함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