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DB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11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지 1년을 맞는다.

삼성은 이 회장이 점차 회복을 보여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경영에 참여할 만큼 건강이 회복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을 대신해 1년간 삼성을 이끈 인물은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사실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 재계에선 '삼성 위기설'이 나돌았다. 당시 업계에선 이 부회장에게 이 회장이 가진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배력이 없다는 점을 부정적 요인으로 꼽으며 당장 미래 먹거리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서두르지 않았다. 미래전략 제시보단 시장의 불안감을 점검하며 차분히 대응했다. 그로 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재계에선 이 부회장을 외유내강형 '승부사'라고 극찬한다. 그리곤 "역시 삼성은 삼성이다"라는 탄성을 쏟아낸다.


그의 첫 결과물인 '갤럭시S5'와 '갤럭시S6 엣지'가 혁신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더해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함께 지난해 2분기 반토막 난 삼성전자 실적도 꾸준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분기대비 12.7% 오른 5조9800억원의 영업이익(확정실적)을 올렸다. 1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던 2013년 3분기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4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작년 3분기에 비해선 개선된 수치다.


업계에선 삼성의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판매가 늘면서 올해 2~3분기엔 실적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장과 다른 행보로 이 부회장이 여전히 재계 1위의 위상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재용 체제 1년 달라진 삼성


그렇다면 지난 1년간 이재용 체제의 삼성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선 첫번 째 이 부회장의 구체적인 성과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한화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한화에 넘기는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30개가 넘을 만큼 복잡하게 얽힌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제일모직→ 삼성생명→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제일모직'으로 단순화했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은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주요 계열사 매각 다음으로 이뤄진 경영행보는 인수합병(M&A)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8개사의 해외기업을 인수했다. 모바일솔루션, 2차 전지, 사물인터넷(loT) 등이 그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까지 총 14건의 M&A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가 얼마나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는지 짐작케 한다.

삼성SDI를 통해 모바일 결제 강자인 구글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SDI는 올해 2월 미국 모바일결제 솔루션 기업인 '루프페이' 인수에 성공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SDI를 최근 금융권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핀테크 강자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형 매물 인수는 모두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도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1년 간 북미와 아시아, 유럽 등을 가리지 않고 주요 기업인이나 유력인사들과 만났다. 최근 1년간 잦은 해외출장으로 지구의 반 바퀴를 넘게 돌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오너들과의 미팅을 통해 굵직한 성과도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과의 소송 철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두 차례 미국으로 건너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수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후 애플과 삼성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했다.

특히 애플은 차세대 신제품에 삼성전자 반도체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 부회장의 조용한 소통이 애플과의 맞수에서 협력사로 바뀐 것이다. 오는 7월 출시할 모바일결제시스템 '삼성페이'와 관련한 글로벌 행보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초 미국 카드업체 CEO들을 만난데 이어 4월엔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언페이(은련카드) CEO와도 접촉해 삼성페이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해 스위스 명품시계 경영진과도 만남을 가졌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내유외강형 리더십으로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삼성을 이끌고 있다"면서 "갤럭시S6를 비롯해 삼성페이, 웨어러블 등도 추후 공개할 주요 제품도 기대할 만한 가치를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