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그룹의 지주사인 BGF는 지난 11일 1조91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BGF리테일 보통주를 현물로 출자받고 BGF 신주를 발행해 대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BGF는 BGF리테일 지분을 단숨에 30%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사진=뉴시스 DB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지주사-자회사 요건 충족?

CU편의점으로 유명한 BGF리테일은 지난해 11월1일 투자회사 BGF와 사업회사 BGF로 인적분할한 후 다음달 8일 각각 재상장했다. 이는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한 밑그림이었다. BGF리테일 지분 31.80%(1575만5445주)를 보유했던 홍석조 회장은 분할·재상장으로 BGF 지분 31.80%(1025만9406주)와 BGF리테일 지분 31.80%(549만6038주)를 나눠 갖게 됐다.

홍 회장의 강력한 그룹 지배력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BGF가 핵심계열사인 BGF리테일 지분을 0.00%(105주) 보유해 지주사-자회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전환일로부터 2년 이내에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 국회에는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30%까지 높이는 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BGF는 유상증자와 BGF리테일 공개매수를 함께 진행해 이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BGF가 보통주 7337만3638주를 신규 발행하는 유상증자 공모는 다음달 14일부터 3월5일까지 진행된다. 신주권 교부예정일은 3월23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6일이다. 이와 동시에 진행되는 공개매수는 BGF리테일 보통주 518만6000주를 BGF가 받고 대가로 BGF 신주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BGF가 BGF리테일 주주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증자에 참여하는 BGF리테일 주주들로부터 현금 대신 BGF리테일 주식을 받는 방식(현물출자 신주발행)으로 이번 거래를 진행해 BGF는 별도의 비용 투입 없이 BGF리테일 지분 30%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투자사-사업사간 주식 스와프는 기업들이 지주사체제 전환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진행했던 방식이다. 통상 이 과정을 거치면 오너의 그룹 지배력이 더욱 확대된다. 개인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 기대치가 높은 사업사 주식을 선호한다. 반면 오너일가는 지주사 지분 확대에 관심이 많다. 지주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보유하면 그 아래 위치한 자회사도 자연스럽게 지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홍 회장이 이번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본다. 그가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율이 희석돼 현재보다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홍 회장의 BGF 지분율이 두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선 BGF 오너일가가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에 두고 이번 지분 교환을 진행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홍 회장의 장남 홍정국 부사장은 2013년 BGF리테일에 경영혁신실장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전락혁신부문장 등 요직을 거치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지만 BGF와 BGF리테일 지분이 각각 0.28%로 미미하다.

대신 홍 회장의 친인척들이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형제자매 중에선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3.17%),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회장(5.33%),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4.97%) 등이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있으며 조카 홍승연(1.46%)·홍정환씨(1.56%)가 보유한 BGF·BGF리테일 지분이 부인 양경희씨(0.17%)와 장남 홍 부사장(0.28%)보다 많다.


결국 언젠가는 그룹을 물려받을 홍 부사장도 이번 딜에 적극 참여해 지주사 지분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BGF리테일 측은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개매수를 통해 현물출자를 받는 방법으로 BGF리테일의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라며 “BGF리테일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사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고자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오너일가와 달리 개인투자자에게는 이번 지주사체제 전환이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거래 과정에서 BGF 가치는 재평가되면서 높아질 수 있지만 BGF리테일은 실적이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한다. 편의점사업을 제외한 로열티·수수료·이자수입·자회사 실적 등이 지주사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과 무관하게 투자적 측면에서 BGF리테일 지분을 가진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번 거래에 응하지 않았다가는 실적 하락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BGF리테일 분할·재상장 당시 주가는 BGF 2만8550원, BGF리테일 19만4000원이다. BGF는 하루 만에 1만2200원 급락한 뒤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이어가며 지난 18일 종가기준 반토막 수준인 1만4150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BGF리테일은 4만4500원이나 급등하며 산뜻한 새출발을 알린 후 등락을 거듭하며 이날 기준 22만1000원을 기록한 점도 개인투자자를 망설이게 하는 대목이다.

◆사업사 실적 하락할 듯

여기에 시장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과 지난 3년간 이어진 경쟁사들의 공격적 출점으로 편의점업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BGF리테일은 대규모 가맹점 지원도 앞두고 있다.

BGF리테일이 지난달 발표한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생협약’에는 신규점포 지원금 400억원과 기존점포 경쟁력 강화 450억원 등 9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이 담겼다. 해당 투자만큼 BGF리테일 실적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경쟁 심화와 최저임금 상승 지원비 등으로 매출액 증가세가 둔화되고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 2018년은 한 템포 쉬어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4호(2018년 1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