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중 경총 부회장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한국경영자총협회 임시총회가 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손경식 회장이 총회 개회를 알리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송영중 상임부회장을 해임했다. 이로써 송 부회장은 취임 3개월만에 중도퇴진하게 됐다.

경총은 3일 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해 ‘상임부회장 해임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총회는 전체회원 407명 중 참석회원 63명, 위임회원 170명으로 총 233명이 참석해 총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정족수인 204명을 충족했다. 이 가운데 ‘상임부회장 해임안’은 참석한 233명 중 224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경총은 또한 새로운 상임부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전형위원회에 상임부회장 선임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갈등 끝에 결국 '퇴진'


경총은 송 부회장의 해임 사유로 ▲직원간 분열 조장과 사무국 파행 운영 ▲경제단체 정체성에 반한 행위와 회장 업무지시 불이행 ▲경총 신뢰 및 이미지 실추 등을 제시했다.

경총은 “송 부회장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관련해 회원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경제단체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임안 상정 배경을 밝혔다.


송 부회장은 국회의 최저임금 개정안 처리과정에서 경총이 노동자 편을 들게 한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회원사들의 반발을 샀고 내부 사무국 직원들과의 갈등으로 재택근무를 하다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경총은 당초 송 부회장의 자진사퇴를 권유했으나 송 부회장은 이를 거절했다. 오히려 몇몇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총을 '적폐'로 규정하며 자신이 내부개혁을 시도하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송영중 경총 상임부회장. /사진=뉴스1

경총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송 부회장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반발, 송 부회장의 해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새 국면을 맞이했다. 경총이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 시절 사업수익을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 임직원들의 격려비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자금과 관련한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것은 공교롭게도 현재 경총과 갈등을 빚고 있는 송영중 부회장이다. 송 부회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회계 처리 관행이 투명하지 않다며 손 회장에게 이를 보고하고 감사팀장을 임명해 감사를 벌였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일련의 사태가 내부 격려금 지급 관행을 문제삼고 개혁·변화를 시도하려던 송 부회장이 경총 임직원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회계 투명성 강화 등 혁신 추진

경총은 비자금 조성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도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부분은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회원에게 특별상여금 지급 등에 관한 회계 사항과 개선방안에 대해 상세히 보고했으며 향후 특별상여급 등의 지급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공정한 경총 사무국 인사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업무 절차·제도·규정을 정비하는 등 사무국 내 일대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송영중 경총 부회장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한국경영자총협회 임시총회가 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손경식 회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또한 “회원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부문별·업종별·규모별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분야별 위원회를 설치해 경총 정책개발 과정에 회원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경총은 이날 ‘정관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정관 개정안’은 정관에서 정한 사업 목적을 ‘자유시장 경제에 기반한 경제사회정책 구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 등으로 확대·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경총은 기존의 노사관계를 아우르는 사용자단체 영역에서 나아가 기업 경쟁력 강화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경제단체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우리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기존 노사관계 업무에서 경제·사회 이슈를 포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경총의 역할을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