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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게 이어온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사건' 관련 수사가 마무리됐다.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대한 비협조에도 검찰은 영상자료 분석 등을 통해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을 포함해 37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은 2일 지난해 4월 발생한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국회 의안 접수 및 회의를 방해한 혐의로 황교안 대표 등 자유한국당 관계자 27명과 당직자 폭행 등 혐의를 받는 이종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명에 대해선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지난해 4월25일 저녁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앞서 검찰은 피의자 27명, 피해자참고인 67명 등 총 94명을 조사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제외한 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총 2200시간에 달하는 국회 CCTV(폐쇄회로화면), 언론사 등 영상자료 분석을 통해 혐의를 특정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출석을 해달라고 했지만 계속 기다릴 수는 없었다"며 "진술보다 영상 등 분석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당내 지위와 역할에 따라 정식재판과 약식명령 대상을 구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현장에 가담하신 분들이 있고, 당내 어떤 지위나 의사결정 영향 있는지도 하나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걸 의원은 지난 4월26일 국회 의원과 앞에서 한국당 당직자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 사실이 인정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범계 의원과 표창원 의원도 같은 날 과기정통위 앞에서 한국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김병욱 의원 역시 한국당 소속 김승희 의원에 전치 6주 상해를 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승희 의원은 몸싸움 과정에서 갈비뼈가 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몸싸움의 범위를 벗어나 구체적 유형력(물리력)을 행사한 분들이 있다"고 약식청구와 불구속 기소를 분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24일 사·보임신청서 접수 방해로 고발당한 바른미래당 의원 6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문희상 국회의장 등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관련 직권남용 고발 사건 역시 혐의가 없다고 봤다. 패스트트랙 처리과정에서 문의상 의장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얼굴을 만졌다는 강제추행·모욕 고발에 대해서도 "성추행 의도가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뉴스1

이후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여야는 각각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대표는 물론 현역의원 13명이 법정에 서게 된 한국당은 편파수사라며 반발했고, 민주당은 새 법무장관 임명과 공수처법 통과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여당 무죄 야당 유죄"라며 공정하지 않은 처분이라고 밝혔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의 기소는 순서가 잘못됐다"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일의 선후를 따지지 않은 정치적 기소"라고 비판했다.

성 원내대변인은 "패스트트랙 충돌의 원인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불법적인 사보임이 원인이 됐다"며 "검찰은 문 의장의 사보임 행위가 불법인지 결론을 내리기 전에 야당 의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공정과 균형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처분"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문 의장의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직권남용 혐의와 임이자 한국당 의원 강제추행 혐의가 무혐의 처분된 데 대해서도 "면죄부를 줬다"며 항의했다.

전 대변인은 "헌정사에 기록될 온갖 불법행위에 정의로 맞선 야당에게는 철퇴를 여당에게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검찰은 국민의 눈이 정녕 두렵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민주당도 "정치적 편파성에 입각한 검찰의 작위적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기소는 검찰이 의도적으로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 혐의를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검찰이) 그동안 제대로 수사도 하지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자 뒷북 기소를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은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 무려 8개월말에 한국당 의원들을 기소했다"며 "검찰이 미적거리는 동안 한국당 의원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국회법을 위반하는 폭력 행위를 상습적으로 되풀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력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도 못하고 이뤄진 수사와 기소가 철저하게 이뤄진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가 총동원돼 행사한 국회 내 폭력사건에 대해 일부 의원들에게만 책임을 물은 것은 매우 가벼운 처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발표 시점에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희망은 12월 말까지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그건 지키지 못했지만 빨리빨리 하는 게 낫다고 봤다"며 "(장관 취임이나) 공수처법 보고 기소했냐는 질문 등은 그런 고려 없었다고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