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의 한 교회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종교 단체 및 모임을 중심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각 종교단체들이 예배·미사를 잠정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조치에 들어갔다.

83년 만에 '미사 잠정 중단'… 천주교계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집단 확진 이후 비상이 걸린 천주교계는 면역력이 약한 유아와 청소년,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선조치에 들어갔고 이어 전체 미사를 잠정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에 위치한 대구대교구는 다음달 5일까지 미사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광주대교구도 83년 만에 미사를 중단했다. 교구 관계자는 "미사 중단은 1937년 천주교광주대교구가 생긴 이래 83년 만에 처음"이라며 이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함이자 타 지역 천주교 일부 신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확인돼 사회적 책임을 지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도 지난 22일 총대리주교 명의 공문을 통해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면역력이 약한 유아·노약자 등은 집에서 묵주기도, 성경봉독, 선행 등으로 주일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고해소같이 밀폐된 공간에서는 사제와 신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전했다.

또 "사제 집무실이나 교리실 등 가능한 넓은 공간을 고해소로 활용하길 권장한다"며 올해 상반기 예정된 견진성사를 교구와 협의해 연기할 수도 있다고 알렸다.


앞서 해당 교구는 232개 본당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본당 차원에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당부한 바 있다. 또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성가책과 기도서 등 공동 사용물품도 철저한 소독을 요청했다. 면역력이 약한 초등학생 및 중·고등학생을 위한 미사도 잠정 중단했다.

아울러 수원교구도 다음달 11일까지 교구 내 주일 미사를 포함한 본당 공동체 미사와 모든 교육·행사, 각종 단체 모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교구 관계자는 "오는 26일 수요일 예식을 생략하는 대신 단식과 금육을 지키고 참회의 정신으로 사순시기를 지내도록 한다"며 "혼인·장례미사는 본당 신부 재량으로 하되, 예식을 최대한 간소화한다. 또 일반적인 병자 영성체는 하지 않고 위급한 환자에 한해 병자성사를 베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배당 앞 신분증 확인' 개신교계, 신천지 막기 총력

부산 온천교회, 서울 명성교회 등에서 코로나19 교회 내 감염이 확실시됐다. 이에 개신교계는 예배·행사를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또 신천지 예수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신천지 교인 등이 개신교 교인을 가장해 기성교회에 들어가 바이러스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교계에서는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주일 낮 예배를 제외한 모든 모임과 교제는 삼가야 한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중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의 일반교회 침투가 우려된다"며 "등록교인 외 교회 출입자에 대한 철저한 신분확인이 필요하다"고 신천지 교인 유입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혈액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며 "신자들의 자발적 헌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광주 북구의 한 교회는 예배를 앞두고 신자들의 신분증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 뒤 내부로 들여보냈다. 이 교회는 새로운 신자를 교회에 데려오지 말고 추가 신자 모집도 중단한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교회에선 신자들이 모이는 집회 예배를 취소하고 인터넷 중계로 대체했다. 이상민 대구 중구 서문교회 목사는 지난 23일 인터넷 중계로 예배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해당 교회는) 지난 108년 역사 속 주일날 주의 전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라며 "일제 압박 속에서도 목숨 걸고 하나님 앞에 예배드렸다. 6.25 전쟁 중에도 피난 온 전국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눈물로 예배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코로나19가 얼마나 무섭고 전염성이 강한지 이 땅 많은 교회들이 예배드리지 못했다"며 "우리 교회도 사랑하는 장로님, 동역자들만 모여서 예배드리고 모든 성도님들은 인터넷으로 예배드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혹시 모를 감염 대비' 불교계, 행사·모임 잠정 중단

아직 코로나19 감염사례가 밝혀지지 않은 불교계도 당분간 행사와 모임을 취소한다.

지난 23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초하루법회를 비롯한 모든 법회, 성지순례, 교육 등 대중들이 참여하는 행사와 모임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일부 지역의 사찰에서는 반드시 준수할 뿐만 아니라 한시적 산문폐쇄 등 적극적인 선제 조치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을 위해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계 등을 구비하고 주요 시설과 공간에 소독을 강화해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고 전했다.

또 조석 예불 등 기도 시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조속한 쾌차와 국민들의 심신 안정과 회복을 위한 축원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불교는 전통적으로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항상 앞장서 국민들과 함께 고난을 극복해온 역사를 상기하고, 종단의 지침에 적극 협조한다"고 전했다.

원불교도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교단 내 모든 재가·출가 교도님께서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지침에 따라 비상 대응 체계를 준수해주시고 교정원에서도 최소한의 지침을 제공하오니 각 교당과 기관에서는 이를 따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주요 증상이 있을 시 교당, 교구기관 등 관련 교무에게 알리고 법회 참석을 자제해달라"라며 "해외여행을 했을 경우는 2주간 법회 참석을 자제하고 보건당국 등에 여행 사실을 알려달라"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