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일본 도쿄에 설치된 2020 도쿄올림픽 관련 설치물 옆에 누군가 가짜 코로나19 검사 시약을 배치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 연기에 직면했다. 전세계적으로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득세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급히 행동에 나섰다. 

보이콧, 연기요청 빗발… 궁지 몰린 일본




도쿄올림픽 정상개최를 위협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제 스포츠 대회 개최는 불가하다는 게 세계 각국 스포츠계의 입장이다.

일부 국가는 이미 도쿄올림픽 보이콧(집단적 거부운동)을 선언했다. 뉴질랜드와 캐나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일찌감치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전하며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마이크 스탠리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선수들에게는 경쟁을 위한 안전하고 공정한 경기장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광범위한 확산은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IOC가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려 체육계와 운동 선수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달라"라고 말했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IOC와 국제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IPC), 세계보건기구(WHO)에 올림픽 1년 연기를 요청하며 연기될 경우 전폭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올림픽을 연기하는 것이 복잡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선수들과 세계의 건강 및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24일에는 이란까지 가세했다. 이날 이란 매체 'IRNA통신'에 따르면 레자 살레히 아미리 이란 올림픽위원장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도쿄올림픽 일정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아미리 위원장은 "이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숨진 데다 항공편 운항도 중단돼 (도쿄올림픽) 예선전 참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림픽 예선전과 본대회 연기를 위한 최종 결정을 내려달라"라고 IOC에 요청했다.


IOC 내부서도 '연기론' 대세?… 아베, 직접 나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4일 긴급 유선회담을 갖는다. /사진=로이터

IOC 내부에서도 이미 연기론이 어느 정도 대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딕 파운드 IOC 위원은 24일 미국 매체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한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24일 열리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아직 IOC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주요 외신들은 파운드 위원의 발언이 IOC의 '도쿄올림픽 개막 연기' 결정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대부분의 외신들이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이라는 확정적 제목을 단 것은 이 때문이다.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입장을 고수했던 일본 정부도 난처해졌다. 이날 일본 매체 'NHK'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저녁 8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전화로 긴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초 IOC는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 자신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향후 4주 이내에 연기를 포함한 모든 도쿄올림픽 개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의 입장이 나오자 아베 총리는 다음날 "(완전한 형태의 실시가) 곤란한 상황이라면 운동선수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집중 질타를 받고 있는 일본이 이날 긴급 회담을 통해 입장을 확실히 변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