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3개월간 10조원 한도로 특별대출을 실시하기로 했다.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3개월간 10조원 한도로 특별대출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은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증권사·보험사에 일반기업이 발행한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최장 6개월 이내로 대출해 주는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신설을 의결했다.


한은은 한은법 80조에 근거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제도를 만들었다. 한은법 80조는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중대한 애로'가 있으면 정부의 의견을 들은 후 한은이 금융업 등 영리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한은이 제80조를 적용한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종합금융사 업무정지와 콜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증권금융(2조원)과 신용관리기금(1조원)에 대출한 것이 유일하다.


한은은 "정부는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가 회사채시장 안정과 금융시장 불안 완화에 기여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와 관련한 일문일답이다.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신설 이유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채 발행과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따라 기업과 관련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에 애로가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민간 발행 신용채권인 회사채를 담보로 한은이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에 필요한 자금을 적시 대출해 줄 수 있도록 해 회사채 시장 안정과 금융기관의 자금수급사정 개선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현재의 금융시장 상황이 한은법 제80조를 발동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는지
▶지금 당장 금융기관의 신용공여 기능이 현저히 저하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코로나19의 영향 장기화되면 기업과 은행, 비은행금융기관 등의 자금조달에 큰 애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법 제80조 요건에 해당하는 비상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대기성 특별대출제도를 마련해 가동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출담보가 우량 회사채로 한정돼 지원 효과가 제약될 수 있는데
▶별도의 외부 신용보강 장치가 없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회사채 시장의 안정을 지원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종국적으로 납세자인 국민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 중앙은행의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대출금리가 높은 것 아닌지
▶금융안정특별대출의 최장 만기(6개월)를 감안해 대출 준거금리를 통안증권(182일) 금리(14일 현재 0.69%)로 했다. 여기에 가산되는 스프레드는 과거 금융시장 상황 악화시의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수준 등을 고려해 85bp로 정한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대출금리가 높아 실제 이용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고려할 사안이 있다.

우선 현재 이번 특별대출제도를 활용한다고 가정할 때 대출금리는 1.5%대 정도가 되는데 이는 시장금리 수준에 비춰 높지 않다. 현재 회사채(3년, AA-) 금리는 1.7% 내외, CP(3개월, A1) 금리는 2.1% 내외다.

-증권사 외에 은행과 보험사를 지원 대상에 포함한 이유
▶해당 대출 제도를 신설한 것은 특정 업권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회사채 시장의 안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증권사와 함께 회사채 시장에서 주요 투자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은행과 보험사를 대출 대상기관에 포함한 것이다.

-대출 사후관리는
▶한은법 80조는 엄격한 사후관리를 규정하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이 이 제도를 활용할 경우 대상기관의 경영상황과 자산건전성 파악을 위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대상기관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대출거래 한도 감축, 거래자격 정지 또는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비해서도 담보 처분 등 여러 법적 절차도 사전에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