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불공정약관을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머니투데이

배달앱 시장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이 불공정 약관을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배민은 업주(식당)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라는 이유로 배달하는 상품(음식)의 품질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지적하자 배민은 약관을 자진시정했다. 

공정위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소비자와 맺는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해 4개 불공정조항을 시정토록 했다고 9일 밝혔다.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한 조항 ▲사업자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조항 ▲소비자에게 개별통지 없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항 ▲사업자의 통지방식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등이다. 

우선 자사 책임을 부정하게 면제하는 조항이 적발됐다. 배민은 약관상 소비자·음식점이 게시한 정보의 신뢰도, 상품 품질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규정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라고 하더라도 거래과정에서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민은 앞으로 음식점·소비자 귀책사유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배민의 고의·과실이 있다면 책임을 지기로 했다.

배민은 그동안 특정한 사유로 회원을 강제 탈퇴시키는 등 소비자와 계약을 해지할 때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약관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공정위 지적을 반영, 배민은 사전통지 절차를 보장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1년 넘게 음식을 주문한 적 없어도 해지 통보를 받은 다음 배민을 이용하면 계약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서비스를 바꾸거나 중단할 때도 소비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개별 통지하도록 했다. 이전까지 배민은 웹사이트·앱에 공지사항 등으로 알리기만 하면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변경·중단할 수 있도록 운영해왔다. 

배민은 이 같은 4가지 조항을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자진시정했다. 배민과 또 다른 배달앱 사업자인 딜리버리히어로(DH) 간 합병 심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두 업체가 합병될 경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두 업체가 합병 후 시장을 독점, 지위를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공정위는 합병 심사를 거절할 수 있다. 

배민은 새로운 약관을 이달 중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앞으로 배달 앱 시장의 2·3위 사업자인 배달통·요기요의 이용약관도 점검하는 한편 배달 앱 3사가 음식점과 체결하는 약관에도 불공정 조항이 있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