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영장 청구 기각에 이어 또 한차례 위기를 넘겼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타당한지 여부에 대해 외부자문단이 ‘불기소’ 권고를 내린 것이다.

대검찰청 산하 수사심의위는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현안위원회를 소집해 9시간이 넘게 이 부회장 등의 공소제기 여부를 논의한 끝에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 부회장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으며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심의위가 불기소 결론을 내림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검찰이 이 부회장 등을 기소하는 데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그동안 수사과정이 무리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졌다.


검찰이 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받아들이면 이 부회장은 사법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물론 상황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검찰은 지난 2018년 제도가 시행 이후 진행된 총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따른 바 있지만 심의위의 권고는 강제사항이 아니다.


다만 검찰이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하더라도 상황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외부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를 스스로 무력화 한 채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다는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남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 수심위의 불기소 판단을 근거로 검찰의 기소가 부당했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검찰 수사팀은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참고해 조만간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