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보건소 직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시설폐쇄조치를 내렸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에 방역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사상 처음으로 전국 단위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유행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 2~3월 대구과 경북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지금처럼 전국 단위 유행으로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개신교 교회에서 시작한 수도권 유행은 자칫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수도권 교회서 확진자 쏟아져…박능후 "대규모 재유행 초기 조짐"

방역당국은 줄곧 위기를 강조했지만, 최근 들어 발언 수위가 부쩍 높아졌다. 특히 브리핑 과정에서 '대규모 재유행 초기 조짐' 및 '진짜 위기'라는 경고성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브리핑에서 "(확진자와 접촉자) 추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도권 확산 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양상은 대규모 재유행 초기 조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이 확산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확진자 증가와 함께 전국적인 전파가 초래될 위험이 있다"며 "서울과 경기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16일부터 2주간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 시설을 확대하고 모임과 행사 등의 취소를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도권 집단감염은 개신교 교회에서 시작한 감염이 커피전문점과 학교 등 지역사회로 스며드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교회는 전국에 퍼져있는 신도를 중심으로 조금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에서 누적 확진자가 134명으로 급증했다. 누적 확진자는 14일 낮 12시 19명에서 15일 낮 12시에는 59명, 2시간 후인 오후 2시에는 13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사태가 떠오를 정도로 급속도로 확진자가 불어났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4053명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 우리제일교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이 교회 누적 확진자는 14일 낮 12시 72명에서 하루 만에 33명 증가해 총 105명으로 늘었다. 이 교회 교인 900여명은 모두 자가격리 중이다.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교인 2명과 지인 1명이 추가로 확진돼 총 4명이 누적 확진됐다.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는 자가격리 중인 2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26명으로 증가했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는 접촉자 조사 중 1명(남대문 상가 방문자), 자가격리 중 1명(어린이집 원아)이 각각 추가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총 36명이다. 무엇보다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 관련 확진자가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다. 방역당국이 주말방역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 소재 우리제일교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우리제일교회에 출입금지 안내문에 게시돼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종교시설 눈치 보는 정부…진짜 위기는 노인·복지시설 유행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일각에서는 교회 등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종교시설은 중위험 시설로만 지정돼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교회 측 반발이 거센 데다 자칫 종교 탄압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방역강화 조치를 교회 자율에 맡기겠다는 방역당국 입장에서 부담감이 읽힌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8일 오후 6시부터 교회 소모임과 단체식사 등을 금지하는 방역수칙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교회는 상시 마스크 착용, 예배할 때 찬송 및 통성기도 자제, 출입자 명부 관리, 시설 내 이용자 간 간격 유지 등의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했다.

이를 어기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책임자나 이용자에게 3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고, 집합 금지 조치로 교회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 방역강화 조치는 약 2주일만 유지됐다. 지난 24일 오후 6시부터 방역강화 조치가 원래대로 풀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패착이라는 분석이 많다.

방역당국은 오는 16일부터 2주일 동안 서울과 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현재 방역당국이 지정한 고위험군시설 12종은 Δ노래연습장 Δ유흥주점 Δ감성주점 Δ콜라텍 Δ헌팅포차 Δ단란주점 Δ실내스탠딩공연장 Δ실내집단운동시설 Δ뷔페 음식점 Δ다단계판매업 Δ유통물류센터 Δ대형학원이다. 오는 19일 오후 6시부터는 전국 PC방이 고위험 시설로 추가 지정돼 방역 기준이 까다로워진다.

방역당국은 최소한 수일간 세 자릿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없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당국이 걱정하는 최악의 위기는 요양병원과 노인·복지시설에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경우다. 치명률이 치솟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국 단위로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나 국민 모두 지난 2~3월 위기감과 적극적인 거리두기 실천으로 코로나19를 억제했던 시절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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