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측이 방역당국의 행정조사를 거부해 방역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과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보여준 대응과 대비해 서울시가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서울시청 6층 정무라인이 물러난데다 선출직이 아니라는 한계가 남지만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위기 상황인 만큼 방역 비협조에 철퇴를 가하는 조치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21일 방역당국은 전날(20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약 12시간 동안 신도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강제 행정조사를 벌였으나 사랑제일교회 측의 반발로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350여명의 경찰이 투입된 가운데 일부 역학조사관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으나 내부 반발로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무려 324명이 증가했고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739명에 달한다.


2차 대유행의 갈림길에 선 위기상황인데도 사랑제일교회는 신도 명단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서 2차례 900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제출받았지만 교인 숫자가 부정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와 박 전 시장이 신천지를 대상으로 보여준 대처와 비교했을 때 이번 서울시의 무기력한 대응은 아쉬움이 남는다.


과거 이 지사는 신천지의 방역 비협조에 대해 과도하리만큼 강경한 대응을 해왔다. 이 지사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검체 채취에 불응하자 "감염병 위반 혐의로 체포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후 이 지사가 직접 이 총회장이 머물렀던 경기도 가평 '평화의 궁전'에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시장 역시 이 지사와 묘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대응을 해왔다. 박 전 시장은 신천지가 방역에 비협조하자 관련 사단법인이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며 설립허가를 취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신천지를 반사회적인 종교단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천지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종교행위의 자유는 국민의 생명권보다 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과 상식을 분명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오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간 서울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측 관계자들과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사랑제일교회의 부정확한 신도 명단 등이 신천지 사태 때의 데자뷔를 보여주는 듯 하지만 서울시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행정 조사를 강력하게 시행하거나 압수수색 영장을 빠르게 신청하는 등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이런 대응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서울시의 무기력한 대응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현재 박 전 시장의 자리가 공석인 데다 서울시청 6층 사람들로 불리는 정무라인이 물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 권한대행이 자칫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가 '선출직도 아닌데 정치에 욕심을 부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서울시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던 때조차 서 권한대행은 카메라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내부 시정에만 집중했다. 일각에서는 서 권한대행의 조용한 행보로 서울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방역 비협조로 국가가 위기 상황에 맞이한 지금에서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면서 방역 협조를 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권한대행이 과도한 시선을 끌면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다 보니 정당성 시비가 붙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도 "위기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인 행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죽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날인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대도민 호소 기자회견'에서 "경기도가 사랑제일교회를 직접 방문해 역학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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