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군대] 온라인 달군 '병사 벌금제'…예비역이 분노한 이유
장교 출신 유튜버 "병사들 월급 넉넉하게 받으니까…"
일탈은 병사들만?…하극상·성범죄 연루 간부 많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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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현역 복무를 하는 병사에 대해 '벌금제' 도입을 주장한 한 유튜버가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예비역들은 이 같은 발언을 한 유튜버 채널 게시물에 반박과 비판의 내용이 담긴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병사의 주적이 간부인 이유'라는 게시글이었다. 이 게시글에는 장교 출신 유튜버가 방송에서 병사 벌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이 유튜버는 영상에서 "(병사들의) 책임감 없는 행동에 대해 반드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된다고 본다"며 "저는 벌금제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사들이 월급을 좀 넉넉하게 받기 때문에 점호에 늦거나 일을 잘 못 하면 벌금을 과감하게 먹여버려야 한다"며 "그래서 그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기가 잘못된 것에 대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 54만900원이다.
해당 내용은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많은 병 예비역들이 병사 벌금제 주장에 분노하면서다. 몇몇 예비역은 유튜브 채널에 찾아가 이 유튜버와 댓글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댓글로 "불쌍한 20대 청년들 강제징집해서 1년8개월 공노비처럼 부려먹었으면 됐지 바라는 게 많다"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자의가 아닌 강제로 군대에 끌려와서 온갖 노역과 고욕을 치르는 병사들에게 최저시급도 안되는 쥐꼬리만 한 돈이나 줘놓고 이마저도 빼앗으려 하는 말도 안 되는 작태"라고 적었다.
이에 이 유튜버는 "그래서 의무라는 것" 등 내용의 재반박 댓글을 달면서 간부와 병사 간 갈등 구도로 번지기도 했다. 그는 공군 예비역 소령 출신으로 현재는 다른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튜버의 주장처럼 병사들의 잘못과 책임감 없는 행동이 문제인지는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공식 통계를 보면 군인의 일탈행위는 간부와 병을 가리지 않고 매해 반복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육군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육·해·공군에서 발생한 성범죄 관련 기소자는 총 1265명이다. 계급별로 보면 병사가 723명(57.1%)으로 가장 많았고, 준·부사관 357명(28.2%), 장교 168명(13.3%) 등 순이었다.
단순 범죄 수는 병사가 가장 많지만, 계급별 구성 비율을 감안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올해 기준 국군 병력 규모는 약 55만5000명으로, 이중 간부 비율은 35.9%(장교 7만명, 부사관 12만9000명)이다. 나머지 병력의 64.1%는 병사들이다. 계급별 인원을 고려하면 범죄율은 병사보다는 간부가 더 높은 셈이다.
상관을 대상으로 한 '하극상 범죄'도 병사의 전유물은 아니다. 육군에서는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총 353명이 상관모욕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됐다. 이 중 간부 간 하극상 사건은 35%, 간부와 병사 간 하극상 사건은 65%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5월에는 공군 모 비행단에서 한 대대장이 고충 상담을 요청하는 병사를 '암'이라 일컬으며 "암들이 다른 부서로 옮겨 가면서 암을 옮긴다" "일을 못 하면 목을 쳐버리겠다" 등 폭언을 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폭언 대대장의 계급은 중령이다.
예비역들은 군대 내 문제 원인을 병사들에게 찾으려는 태도가 벌금제 주장의 가장 큰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또 병사 월급이 인상되긴 했지만 여전히 최저시급보단 낮은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벌금으로 뺏어가려는 발상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
이미 각 부대에서는 벌점제나 휴가제한 등으로 병사들의 병영생활을 통제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병사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장교와 부사관의 고충을 이해하려는 목소리도 있다. 정당한 지시를 불이행하는 병사들이 오죽 많았으면 벌금제까지 필요하겠냐는 것이다.
이 유튜버는 논란이 확산하자 영상을 통해 "여러분에게 오해와 분노를 일으킨 저의 발언에 매우 서운해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뉴스1과 통화에서 "병사 상호 간에 구타와 가혹행위 등 부조리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벌점제를 언급한 것이다. 벌점제는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병사를 처벌하는 수단"이라며 "해당 인터뷰 영상 편집 과정에서 이러한 발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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