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김봉현 '옥중 폭로' 거센 후폭풍…신빙성 여전히 의문
'강기정에 5000만원 전달 의혹' 두고 돌연 진술 번복
두 차례 입장문…"김봉현 진술 믿을 수 없어" 비판도
뉴스1 제공
공유하기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수개월간 검찰 수사에 조력해오다 최근 '옥중 입장문'을 통해 진술을 번복하거나 입장을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폭로 내용에 대한 수사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측근을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가 최근 두 차례 내놓은 입장문에선 진술을 번복했다.
김 전 회장은 8일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공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건네줬고 이 전 대표가 이를 강 전 수석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정무수석이란 분하고 (이 전 대표가) 가깝게 지낸 건 알고 있었다"며 "이 전 대표가 인사를 잘 하고 나왔다고 했다. 금품이 (강 전 수석에게) 잘 전달됐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수석은 사기·날조라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지난해 7월28일 이 전 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난 건 맞지만, 금품수수는 없었다"며 김 전 회장을 위증·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던 중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돌연 '옥중 입장문'을 낸다. 입장문에는 검찰의 강압수사에 못이겨 여권 인사에 대한 로비사실을 허위로 진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증언 내용이 일주일 만에 번복된 셈이다.
해당 입장문에서는 김 전 회장이 전관 A변호사가 올해 5월 본인을 찾아와 "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이야기가 끝났다고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 보고 후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21일 공개한 2차 옥중 입장문에서는 "당시 둘 사이 금품이 오고 갔는지 본 적도 없고 '돈 잘 전달하고 나왔다'라고 말을 명확하게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또 "강 전 수석 일 직전에도 이 대표가 금품을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받아서 썼다고 해서 이번에도 중간에서 썼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전 지역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그동안 검찰에서 자신이 한 진술도 번복했다.
당시 공판에서 검찰은 조사에서 일관됐던 진술이 왜 법정에서 달라지느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 때는 기억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검찰의 프레임이 짜인 상태였고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묵시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며 "법정에선 있는 그대로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과 야권 인사에 대한 폭로도 이어갔다. 그는 1차 입장문에서 라임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7월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제공했고 이 중 1명은 얼마 뒤 꾸려진 수사팀 책임자로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2차 입장문에는 "술접대는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면서 이 중 2명을 특정했다고 적었다.
김 전 회장의 폭로로 인한 후폭풍은 거셌다.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을 라임 사건의 수사 지휘라인에서 배제했다. 또 검사 및 검찰수사관 비위에 대한 보고 과정과 야당 정치인 수사과정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김 전 회장의 폭로 여파가 큰 만큼 일각에서는 폭로내용과 의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회장이 입장문을 냈던 시기는 대검찰청,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 등의 국정감사가 잡혀있던 때였다.
특히 2차 입장문의 경우 대검 국정검사 하루 전날 나왔는데, 이를 두고 폭로효과를 키우기 위한 노림수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옥중 입장문에서 '라임의 전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라임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되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세간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된 행동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의 법률 대리인은 22일 이 전 대표의 공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회장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 신빙성과 진실성이 결여돼 있다"며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하면 믿질 않으니까, 섞어서 과장되게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 국정감사에 나온 윤석열 총장은 김 전 회장의 입장문을 의식한 듯 "사기꾼이라고는 말 않겠지만 중형의 선고가 예상되는 그런 사람 얘기 하나를 갖고 총장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攻駁)하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