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율 "전쟁났는데 이제야 무기(백신) 찾는 꼴, 전력질주해야"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 "백신 확보, 초단기 대책 잘못 세웠다"
"백신도입 더 늦어지기 전에 수용 가능 수준까지 빨리 협상하고 공개해야"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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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서영빈 기자 =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이 달 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시작을 준비하는 국가가 하나, 둘 생기면서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는 우리나라의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빠르면 내년 2~3월 접종이 시작된다. 이미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영국과 미국에 비하면 3개월정도 늦다. 이마저도 백신 도입이 계획대로 진행됐을 때 가능하다. 차질이 생긴다면 접종 병목현상이 발생해 내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빠른 진단검사와 접촉자 격리로 전세계가 'K-방역'을 극찬했지만, 정작 K-방역에 백신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23일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국내 유행 초기에 중국으로부터 감염자를 막지않았고, 겨울철 확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병상확보도 전혀 하지 않아 환자들이 갈 곳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남들 다 확보한 백신도 없는데, 이는 초단기 대책을 잘못 세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K-방역의 정의는 신속진단, 확진자 동선공개, 접촉자 조기 파악, 격리 등으로 모두 법령이 있다"면서 "모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때 만들어진 법령으로, 이번 코로나19 유행에도 적용해온 것으로 국민들이 잘 따라줬고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뒷받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K-방역에 집착한 나머지,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었던 병상과 백신 확보 문제가 결국 터져버린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백신 도입 시기가 더 이상 늦춰지지 않도록 정부가 전문가들과 합심해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백신 도입 과정을 전쟁으로 표현했다.
전 교수는 "백신 확보 전쟁을 달리기로 비유하면 마라톤이 아니라, 100미터 달리기이고 그것도 전력질주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당장 전쟁이 벌어졌는데 (한국은 이제야) 무기를 확보하려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방역은 초단기 승부를 요한다"며 "정부 관계관, 의사와 약사, 국제 변호사 등 개별 협상팀을 구성해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와 빠르고 면밀한 협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빨라야 하는 이유는 백신을 국내에 도입하는 시점도 앞당길 수 있지만 협상 조건이 보다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백신 가격이나 물량, 면책조항까지 우리 정부가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협상을 계속 진행한 뒤 계약을 하고, 일련의 과정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백신 가격은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비싸다고 안 산다면 엄동설한에 거리두기로 지내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전병율 교수는 "(백신 확보 전략을 국민들에게 밝히는) 싱가포르 수상 정도까진 아니라도 국민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팀을 만들어 협상을 하고 있는 것과 어떠한 의견을 조율 중인지 등을 밝히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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