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진상규명 해 넘기나…인권위 '범위 넓어' 경찰 '변사만'
인권위, 올해 마지막 전원위에 미상정…"여의치 않아"
경찰 "연내 수사 마무리"…성추행 의혹 해소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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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가 해를 넘기면서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경찰 조사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진실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 인권위 "올해 안에 의결·발표 여의치 않아"
지난 7월 말 인권위는 상임위원회에서 박 전 시장 사안에 대한 직권조사를 개시하기로 의결하고, 8월 초에는 차별시정국을 중심으로 한 직권조사단을 구성했다. 당시 인권위 관계자는 "전반적인 구조를 들여다봐야 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최대한 빨리 조사를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권조사가 올해 안에 의결돼 발표까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는 28일에는 올해 마지막 인권위 전원위원회가 예정돼 있지만, 관련 사안은 상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대한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기한에 맞춰서 결론을 낼 수는 없었다"며 "올해 의결해 발표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의결·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제도적 원인까지 조사에 포함해 조사 범위가 넓다 보니 예정된 시간에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권위는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하면서 Δ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 행위 Δ성희롱에 대한 서울시의 방조·묵인 여부 뿐만 아니라 Δ묵인·방조가 가능했던 구조 Δ개선방안 등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냈다. 성추행 피해자 전직 비서 A씨 측도 직권조사를 요청하며 "제도적으로 문제 있는 것과 개선할 것까지 같이 조사해달라는 의미"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A씨와 박 전 시장 측근 사이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실 규명에 난항을 겪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발생 이후 A씨는 줄곧 "피해 이후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인됐다"고 했지만, 서울시 비서실 관계자들은 "피해 사실을 몰랐고 부서 전보를 요청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비서실 관계자들은 인권위의 조사 방침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김주명·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인권위 조사가 편견과 예단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며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달에는 "추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시된 증거가 거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인권위에 전달했다.
이에 서울시 비서실 관계자들이 직권조사에도 비협조적으로 대응해 시간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인권위 관계자는 "그(제도적 원인까지 조사 범위가 넓은 것) 외 다른 특별한 요인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 경찰 "관련 수사 연내 마무리"…성추행 의혹 규명엔 '한계'
반면 박 전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는 올해 안에 마무리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박 전 시장 성추행 방조와 관련한 수사를 정리해 연말 내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혹을 해소할 핵심 증거로 꼽힌 박 전 시장 업무용 스마트폰에 대한 포렌식도 지난 23일 마쳤다.
하지만 경찰 조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지는 미지수다. 업무용 스마트폰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변사'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유족 측 준항고 신청이 기각돼 스마트폰 재수사의 길이 열렸지만, 성추행·묵인·방조 혐의 수사를 위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재차 기각됐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종료된 경찰의 포렌식 수사는 박 전 시장의 사망경위를 밝히는 목적으로만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렌식 과정에는 유족 측과 서울시 측 대리인들이 참관하기도 했다. 경찰에서 '변사'가 아닌 '성추행' 의혹에 대해 충분한 내용을 발표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다만 피해자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스마트폰 외에도 추가 증거나 증언이 있는 만큼 경찰이 성추행과 관련된 의혹도 밝혀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마트폰 전체를 포렌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피해자가 문자나 사진을 받았던 내용 등은 경찰에서 이미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성추행 관련 확인된 사실들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인권위의 직권조사에 대해서도 "인권위 조사 보고서는 현재 작성이 완료된 것으로 들었다"며 "1월 중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는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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