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 사진=뉴시스 백동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국내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정부가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가격 상승분이 세금 인하분을 넘어선 만큼 기간 연장 만으론 기름값 안정을 기대하긴 어려워 인하율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적용 기간을 7월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유류세 20% 인하와 LNG 할당관세 0% 적용 등의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희석되자 이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유류세 20% 인하 효과는 이미 사라진 상황이다. 서울지역 휘발윳값은 지난달 21일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서며 유류세 인하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12일(1818원) 이후 14주 만에 다시 1800원대로 회귀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4일 기준 1783.39원으로 조만간 18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지속 상승함에 따라 국내 기름값이 향후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는 통상 2~3주 간격을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 기준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배럴당 119.8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07.67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116.57달러까지 올라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기도 했다.

이 같은 상승세라면 조만간 전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다면 이는 2012년 이후 10년만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기간 연장 외에 인하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법상 유류세 인하 한도가 30%임을 고려하면 인하율을 현행 20%에서 25%나 30%로 올리는 방안이 있다.

유류세를 25%로 확대할 경우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는 리터당 205원으로 늘고 30%까지 확대하면 인하 효과가 246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부도 인하폭 확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에는 유류세 인하폭의 확대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