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면서 '가계 빚'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핀셋 관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 대출은 6조원 늘어난 106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4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은 잔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출 증가폭은 가계부채가 폭증하던 2021년 9월(6조4000억원 증가)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대치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 금리인상, 주택경기 하락 등으로 그간 감소하던 가계부채가 주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다소간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가계부채 확대가 당장 금융안정 등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증가세가 확대·지속될 경우 거시경제·금융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참석자들은 공감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등 최근 대출이 크게 증가한 부문을 중심으로 은행권 등의 대출태도가 느슨해진 부분은 없는지 중점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다수 은행이 출시한 50년만기 주택담보대출 등이 총부채원리금상화비율(DSR) 규제 등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만기가 길어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지는 효과를 내는 만큼 대출 한도를 더 받을 수 있다.

이외에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담대 등을 확대하는 상황 또한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지 등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또한 정책모기지 공급추이, 올해 주담대 공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특례보금자리론'을 면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인기만큼이나 특례보금자리론은 당초 예상에 비해 빠르게 공급(7월말 31조원·78.5% 소진)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1일 금리 인상(일반형 0.25%포인트 인상) 이후 공급추이·MBS 조달금리 여건 등을 보아가며 필요시 공급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본격화되면 적정수준으로 긴축하기 쉽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계부채가 금융안정을 위협하거나 우리경제의 구조적 성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양적·질적 관리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