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셀피를 찍고 있다. /사진= 뉴스1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셀피를 찍고 있다. /사진= 뉴스1


"(방)철미 언니가 곤란해 보여서 더 안 다가갔어요"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동메달리스트 임애지가 북한 방철미와의 시상식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복싱 여자 54㎏급 결승전 이후 메달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따낸 임애지와 북한의 방철미도 이날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조금씩 친분을 쌓았다. 선수촌이나 훈련장, 경기장에서 만나면 안부를 묻고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동메달 획득 후 임애지는 "(방)철미 언니를 안아봐도 될까요"라며 시상식에서의 다정한 모습을 예고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방철미는 시상식 내내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임애지는 "원래는 언니가 말이나 행동 등을 먼저 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나는 '지금 곤란하구나'라고 생각해서 그냥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애지는 "곤란해하는 데 내가 내색하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티를 내고 있는 거니, 내가 더 다가가면 아닌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단체로 셀피를 찍을 때도 밝은 표정을 지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방철미는 무표정으로 있었다.

방철미가 굳은 표정으로 있었던 이유는 시상식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 방철미는 "이번 경기대회에서 1등을 하자고 생각하고 왔지만, 아쉽게도 3등밖에 쟁취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방철미는 "올림픽은 다른 경기대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하지만 결과는 내가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애지와 함께 동메달 단상에 오른 소감을 묻자 "선수로서 같은 순위에 선 것은 다른 것이 없다. 다른 감정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동메달을 걸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를 묻자 방철미는 "내가 바라던 것이 아니니까 별로 그렇게 소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임애지의 표정은 밝았다. 임애지는 "오늘 시상식 때 사진이 찍히기 때문에 체중 관리를 했다"면서 "집에 가면 버블티와 빙수를 먹고 싶다"며 웃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1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면서 "어떻게 전략을 짜고 훈련할지 많이 생각해 봤다. 4년 뒤 올림픽도 또 나갈 생각이다"고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