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에 중동 전쟁까지, 가전업계 수익성 회복 '가시밭길'
[미국·이란 전쟁] 해상운임 폭등…메모리값 상승 겹치며 비용 부담↑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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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중동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내 가전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비 급등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해상운임 급등까지 겹치며 가전업계의 수익성 개선이 난항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직전인 2월27일 224.72에서 이달 3일 465.56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도 2월13일 대비 약 3.3배 상승했다.
이날 오후 발표 예정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급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SCFI는 미·이란 충돌 우려가 반영되며 6.5% 오른 1333.11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다.
물동량 역시 급감했다. 지난 2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 대비 약 80% 감소했다. 원유선을 중심으로 한 통항 선박 감소와 전쟁 보험료 제한 및 취소 확대, 보험료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물동량 감소와 해상운임 지표 상승은 물류비 급등으로 이어져 가전업계의 비용 부담을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다. 가전업계는 TV, 세탁기, 냉장고 등 부피가 큰 가전의 수출을 대부분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이란의 미국 유조선 나포 등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사태 당시 선박 우회 항로 이용 등이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연간 물류비는 전년 대비 71.9% 증가했고 LG전자 역시 16.8% 늘어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상 운임이 10% 상승할 때마다 국내 제조업의 수출 원가는 약 0.12% 상승한다.
메모리 반도체 급등 역시 가전업계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2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00달러로 전월(11.50)보다 13.04% 올랐다. 지난해 3월(1.35달러)과 비교하면 1년 새 9.6배 이상 치솟았다.
낸드도 사상 최초로 12달러를 넘어섰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2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33.91% 급증한 12.67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전제품 가격도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가전업계가 출시하는 스마트 가전 기기들은 앱 실행 등을 담당하는 D램과 운영체제·데이터 저장 역할을 하는 낸드가 사용된다. 특히 최근 가전업계가 출시하는 스마트 가전들은 AI 기능 고도화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글로벌 가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가전업체들이 원가상승 요인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가전업계의 실적 회복 시점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TV·가전 사업 부문에서 6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고 LG전자도 4326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자체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상승 요인을 그대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렵다"며 "중동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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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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