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보험사 M&A 시장…꽃놀이패 쥔 '큰 손' 한투
KDB생명·롯데손보·예별손보 매각 절차 본격화
'종합금융그룹 도약' 한투지주…인수 선택 '갈림길'
유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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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인수·합병)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현재 매물로 올라온 곳은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3곳으로 집계된다. 시장에선 올해 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내건 한국금융지주의 행보에 따라 향후 판도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롯데손보, 예별손보 등 보험사 3곳이 올해 들어 일제히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보험사는 한투지주가 꾸준히 접촉해 온 잠재적 인수 대상이라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KDB생명, 7번째 매각 재도전
먼저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생명은 7번째 매각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매각심의위원회를 열고 KDB생명 매각을 승인했다. 앞서 국무총리실의 재가 역시 받은 상태다.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지분 99.66%를 보유하고 있다.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는 총리실을 비롯해 소관 부처의 사전 재가를 받아야 한다.
인수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건 건전성이다. 산은은 지난해 말 KDB생명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4000억원을 넘으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올해에도 산은은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지난해부터 한투지주를 비롯해 교보생명과 태광그룹 등 잠재적 인수 후보를 접촉해 왔다. 올 상반기 중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낼 전망이다.
지난 2월 새로 선임된 김병철 KDB생명 대표는 체질개선과 함께 이번 매각 작업을 이끌 인물로 꼽힌다. KDB생명 관계자는 "그간 쌓은 성과를 발판 삼아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몸값 낮춘 롯데손보, 리스크 해소하나
롯데손보는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며 매각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롯데손보는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은호 대표를 재선임하고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강민균 대표를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며 매각 관련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시장에선 현재 롯데손보 매각에 필요한 자금을 1조원 안팎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22년 3조원 규모에서 시작해 점차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보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선 다음달 제출하는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로부터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롯데손보는 2024년 6월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등급 3등급(보통) 평가를 받았으나 자본적정성 부문에서 4등급(취약)으로 평가됐다. 이를 근거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제19차 정례회의를 통해 롯데손보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
올해 초 롯데손보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으나 금융위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지난달에는 경영개선개권에서 한 단계 격상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롯데손보는 다음달까지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운영의 개선 ▲자본금의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 승인을 받게 된다면 향후 1년 7개월간 계획에 따라 개선작업을 이행하게 된다. 몸값을 낮춘 롯데손보가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관련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한 2024년부터 한투지주는 유력 잠재 인수 후보로 꼽혔다"며 "현재 나온 매물 중에선 롯데손보의 경영 포트폴리오가 제일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별손보, 본입찰 오는 16일 예정
한투지주가 실사에 참여한 또 다른 매물 중 하나가 바로 예별손보다. 오는 16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자산·부채를 이전받아 보험 계약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월 한투지주, 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지주),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3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수차례 본입찰 일정을 미루며 예별손보에 대한 경영현황 파악에 꽤 시간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처음 예비입찰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시장에서 감지된다. 인수전에 참여한 곳들의 인수 의지가 내부판단을 거쳐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예비입찰 초기부터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JC플라워 역시 국내 금융사를 중심으로 현재까지도 전략적 투자자(SI)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나온 매물 중 유일하게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예별손보의 경우 인수 후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2월 유재훈 전 예보 사장은 "계약이전에 부족한 자산은 예보가 책임지는데, 수천억원 수준의 부담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유력 인수 후보인 한투지주와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 규모에 대한 견해차가 크진 않을 것으로 안다"며 "이번 선택에 따라 보험사 M&A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투지주 "연내 보험사 인수 마무리"
한투지주는 앞선 보험사 3곳을 모두 인수 후보로 두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현재 한투지주는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저축은행·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보험 계열사가 아직 없어 과거부터 인수 의지를 보여 왔다.
한투지주는 최근 올해 안으로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 짓겠단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생명·손해보험 등 여러 매물을 검토하는 가운데 가급적 연내에 인수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물로 올라온 보험사 3곳 모두 매각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한투지주가 올해 안으로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면 계열사 시너지를 강화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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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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