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신한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팀장./사진=시대 강한빛 기자


"초고액자산가들을 깊이 있게 만나보니 수익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세금과 승계,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자산의 '구조'였습니다."


신한은행이 강남과 서울센터에 이어 2022년 8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세 번째 개소한 '신한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는 단순한 PB센터를 넘어 초고액자산가(VVIP)를 위한 '가문 단위 자산 설계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초고층 빌딩 1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반포의 스카이라인은 현재 대한민국 부의 지각변동이 가장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현장이다. 반포센터는 이 상징적인 공간에서 '상품 추천'이라는 기존 PB센터의 문법을 파괴했다. 대신 자산의 대물림과 보존을 위한 정교한 법률·세무 솔루션을 설계했다.


이진영 신한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은행PB팀장은 "단순 금융상품 제안의 시대는 지났다"며 "현재 반포센터는 고객의 전 자산 구조를 정밀 분석해 상속·증여부터 부동산, 기업 지분 유동화까지 연결된 입체적인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포의 스카이라인에서 그리는 '부의 지도',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사진=시대 강한빛 기자


반포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하이엔드 호텔 라운지에 들어선 듯한 안락함이다. 이곳은 단순히 숫자를 다루는 업무 공간이 아니다. 초고액자산가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공간 전체에 녹여낸 '프라이빗 라운지'에 가깝다.

센터 내에는 최고급 VIP 라운지부터 다이닝룸, 미디어룸 등이 갖춰져 있으며 신한 프리미어를 거래하는 고객들은 가족 모임이나 소규모 행사를 위해 다이닝룸과 라운지를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신한 패밀리오피스 센터들은 지역별로 고객 구성이 뚜렷하게 나뉜다. 이 팀장은 "전통 부유층이 탄탄한 서울센터, 벤처 창업가와 신흥 자산가가 몰리는 강남센터와 달리, 반포센터는 50~60대 CEO(최고경영자)나 기업 임원, 전문직 중심의 자산가가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포 지역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강남권 내에서도 부의 이동과 재편이 가장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상담의 깊이도 다르다. 부동산 매각 이후의 막대한 자금 운용은 물론 자녀 증여와 가업 승계 등 '자산 이전'과 '구조 설계'에 대한 문의가 압도적이다.


초고액자산가 시장의 특성상 '지인 소개' 비중이 높다는 점도 반포센터의 특징이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안착하면서 가업을 함께 일군 파트너나 지분을 매각한 동료, 혹은 같은 가문 내 친인척을 소개받아 방문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확산되며 최근 리뉴얼 이후 약 1년 만에 고객 자산이 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부의 대물림, 상품보다 '구조'에 답이 있다"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사진=시대 강한빛 기자


현장에서 체감하는 고액자산가들의 가장 큰 변화는 투자 중심에서 자산 구조 설계 중심으로의 이동이다. 이 팀장은 "과거에는 어떤 상품이 좋으냐가 핵심 질문이었다면 지금은 자산을 어떻게 보유하고 자녀에게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 그리고 법인과 개인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훨씬 많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반포센터 고객들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아 매각 이후 자금 운용과 자녀 증여 전략에 대한 상담이 상당히 많다"며 "최근에는 스타트업 창업가나 법인 지분을 매각해 큰 자산을 형성한 신흥 자산가도 늘어나면서 자산관리 방식이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주식 투입보다는 채권 자본차익 비과세나 투자용 법인 설립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최종 세후 수익률을 고려한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격변하는 2026년 금융시장에 대응하는 전략 역시 명확하다. 이 팀장은 "올해 자산시장은 더 이상 '어디가 가장 오를 것인가'를 맞히는 시장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구조가 성과를 좌우하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나 섹터에 대한 단일 베팅보다는 자산·통화·지역을 함께 고려한 분산 구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이지만, AI(인공지능) 섹터 내부에서도 주도주가 계속 바뀌고 있어 빅테크 중심 포트폴리오는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반포센터는 ▲국내 반도체, 밸류업, 방산, 바이오 등 성장 섹터 ▲미국 성장·가치섹터 분산, 일본·중국 등 비(非)미국 자산 확대를 제안한다. 또한 ▲장단기 미국 국채를 통한 통화 분산과 안정 추구를 함께 담는 균형 구조를 중점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결국 올해 자산관리 전략의 핵심은 미국 빅테크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산과 통화, 지역을 함께 분산한 '다층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요약된다. 미국 중심 구조를 유지하되 한국의 전략 산업과 일부 중국 자산을 통해 비미국 자산 비중을 균형 있게 가져가는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자산관리는 단순히 시장을 맞히는 게임이 아닌, 자산의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 수익률만으로는 자산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세금, 상속과 증여, 그리고 자산을 어떤 형태로 보유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 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실제로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의 상당 부분은 투자 전략보다 자산 이전과 가문 단위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의 자산뿐 아니라 가문의 자산까지 함께 고민하며 자산이 다음 세대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인 금융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