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이 보이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나프타 기반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주요 자재 공급이 흔들려 국내 건설현장의 공정 전반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미·이란간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해 아스콘과 래미콘혼화제 등 주요 자재 가격이 최대 40% 폭등했다. 자재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다음 달부터 공사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3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태스크포스)'에서 건설자재 수급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국토부가 전국 274개소의 생산공장, 주택·건축·도로 현장을 점검해 주요 자재뿐 아니라 단열재, 창호 등 마감공종 자재까지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단열재·방수재·실란트·아스콘 부족으로 일부 공정이 멈춘 사례가 확인됐다. 전체 공사가 중단된 곳은 없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는 재고와 기존 원료로 버티고 있지만 공급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 자재 물량은 평상시 대비 줄었다. 중동전쟁 초기 선확보 경쟁으로 발생했던 품귀 현상은 다소 진정됐지만 원료가격 상승과 중간재 업체의 생산 위축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납품단가에 원가 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생산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공급망 회복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콘은 3월 전년 대비 공급량이 70% 줄면서 가격이 20~30% 상승했다.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올랐다. 접착제도 30~50% 상승했다.

플라스틱 창호는 일부 제품이 10%가량 인상됐고 실란트 역시 일부 제품 가격이 약 10% 올랐다. 철근·골재·시멘트 등 주요 구조 자재는 아직 수급 차질은 없으나 철근 가격도 약 8% 오르며 공사비 부담은 전반적으로 커지는 흐름이다.


국토부는 수급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비시급 공사 발주시기 조정, 시급 공사 우선 납품 등 적극적인 수요관리 조치를 통해 공급 불안요인 해소할 예정이다. 지방정부, 조달청과 협의해 장마철 대비 유지보수 시급 도로, 입주시기 임박 아파트 현장 등 국민 안전 및 민생, 주택공급 등과 직결되는 현장을 우선적으로 집중 대응한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매주 동향 점검 결과를 담은 주간 브리핑을 실시해 민간과 공급망 정보 공유, 시장 내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료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안을 발굴한다. 공사비 비중은 낮으나 단가 미반영으로 수급 차질이 발생하는 품목은 공공공사 단가 조속 반영 등을 통해 수급 차질을 해소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과 같은 건설자재 분야 원재료 공급의 차질을 줄이기 위해 수입 절차 간소화, 수입단가 완화 등에 대해 적극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며 " 정부 차원에서 매주 동향 점검결과를 담은 주간 브리핑을 실시해 민간과 공급망 정보를 공유하고, 시장 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계약·금융 등 전반적인 건설산업과 관련해 ▲공공·민간공사 공기 연장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책임준공 연장사유 인정 ▲건설산업 금융지원 확대 등의 조치를 시행한다.

오는 5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분양보증 및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하고 PF 대출보증과 함께 받는 경우 30%를 추가 인하해준다. 건설공제조합 특별융자를 운영해 조합별 3000억원을 2~3% 금리 수준으로 빌려주고 하도급대금 및 건설기계대여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도 10% 할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