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24일 전년도 이익의 30% 성과급과 로봇 배치에 따른 고용 안정화롤 요구하며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다. 사진은 현대차의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업무용 휴머노이드인 아틀라스가 공장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조립작업 등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2028년쯤 현대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하고 완전 자율로 작동하는 것이 목표다. 휴머노이드와 AI의 결합은 자동화·자율화된 스마트 공장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 24일 전체 조합원 3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올해 11차례 진행된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자 합법적 쟁의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정년 최장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억대 성과급 논란이 결국 자동차 업계로 도미노처럼 확산하면서 쟁의 대상에 오른 것 자체가 우려스런 일이다. 반도체 업계 사례에서도 확인됐듯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떼어주는 'N% 성과급'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기업 경쟁력과 투자, 주주 가치, 노동 보상, 사회적 수용성 등이 걸린 복합적인 문제인 만큼 냉정하고 책임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

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은 전 세계도 주목하는 미래형 논쟁 사안인 것은 맞다. 로봇과 AI가 결합한 자율화 스마트 공장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의 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협상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공장 자율화의 기준을 정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스마트 공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사려 깊은 논의와 장기적 관점의 협상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번 파업안 가결은 중국의 질주라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환경의 급변과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 차원에서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배터리 공급망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량에서 2020년대 초반 한국을 추월한 데 이어 현재 글로벌 신차 수출 1위로 떠올랐다. BYD 등 중국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현지 브랜드의 급성장 속에 중국 내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충칭 공장을 매각하는 등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과 성과급, 고용환경을 놓고 당장의 이해관계에만 매몰돼선 안 될 이유가 한둘이 아니다. AI와 로봇이 바꾸는 생산 현장의 미래, 그리고 중국의 거센 추격이라는 산업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직시하며 미래 지향적 교섭을 해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외부의 칼바람이 예사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