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의 공시 담당자들이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해 공시 실무 사례 등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코스닥 시장이 다음 달 1일 개설 30주년을 맞지만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코스피는 올들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급등락세를 반복하고 있지만, 지난 6개월간 누적 상승률은 기록적이다. 반면 코스닥은 연초보다 8%가량 떨어졌다. 1월에는 '천스닥' 기대감이 넘쳤으나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코스닥은 차세대 성장 동력인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중요한 통로이면서, 동시에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시장이다. 하지만 주목받는 기업들이 많지 않고, 거래 대금도 줄면서 2부 리그 취급을 받고 있다. 그 이유로 '반도체 쏠림' 현상을 꼽는 이들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코스닥이 외면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열풍만으로 최근 코스닥 부진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코스닥에 수익성과 성장성이 풍부한 기업들이 더 많다면 지금처럼 소외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거 네이버와 셀트리온 같은 코스닥 유망주들은 이미 코스피로 옮겨갔다. 현재 시가총액 1위인 제약바이오 기업 알테오젠도 코스피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 기업 중 절반이 수익을 못 낸다고 한다. 검증이 되지 않은 기업들이 상장된 뒤 부실이 커지면서 좀비 기업으로 전락한 사례도 많다. 시장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초 '코스닥 3000 시대'를 외쳤던 정부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7월부터 1000원 미만의 동전주가 퇴출당하고, 기업 정보를 제대로 알리는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른바 '승강제' 도입이다. 상장 기업을 프리미엄과 스탠더드 등으로 나눠 우량 기업을 투자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벤처업계는 "현재의 외형만 보고 비우량 기업으로 낙인찍는 것은 코스닥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벤처 업계에서는 정부의 자금 지원이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쏠리면서 제조업, 바이오, 소재 등 다른 산업이 홀대받는 현실부터 시정해 달라고 호소한다. 코스닥이 부진에서 탈출하려면 퇴출 같은 규제도 필요하지만, 성장 지원은 더욱 중요하다. 예컨대 최근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펀드에서 올해 10조원 규모의 지원금이 코스닥에 유입될 전망이라는데 이를 확대하는 것이다. 코스닥의 경쟁력 회복은 결국 얼마나 많은 유망 기업들이 진입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