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공화국 내 반이민 시위 분위기가 점차 격해지면서 요하네스버그 알렉산드라 타운십에서는 반이민 시위대가 불법체류 외국인을 찾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경찰에 넘기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반이민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미등록 이민자를 색출하기 위해 가택 수색까지 벌이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요하네스버그 알렉산드라 타운십에서는 반이민 시위대가 문을 부수고 주택에 침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외국인들을 경찰차로 끌어냈고 그대로 연행됐다.

시위대에게 붙잡힌 짐바브웨 국적 토탈 믈랑가는 로이터에 "나는 '짐바브웨 특별 면제 허가'(ZEP)를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ZEP는 짐바브웨 출신 이주민들이 남아공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며 취업·학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비자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주한 이들까지 위협받고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이민자 유입이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실업률이 30%를 넘어서면서 반이민 정서가 확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반이민 단체 주도로 남아공 전역에서 미등록 이주민 추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이민 시위가 발생했다. 이날은 이 단체가 이민자들의 출국 시한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고 통보한 날이다.


반이민 단체 '마치 앤 마치' 자신타 응고베세 주마 대표는 "요구사항이 충족될 때까지 매주 목요일 시위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해당 단체는 미등록 이민자들이 남아공 경제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목해왔다. 국경 통제, 대규모 추방, 학교·보건소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 우선 응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고질적인 사회 문제의 원인을 이민자들에 돌려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시민들이 자의적으로 이민 단속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외국인 겨냥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서 모잠비크인, 에티오피아인, 말라위인 등이 사망했다. 외국인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일 가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가나 정부는 다음달러 예정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방문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국가 모두 '방문 연기'로 표현했으나 남아공 내 가나인의 사망을 두고 가나 정부가 방문을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가나 외교부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반이민 시위 도중 가나인 1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남아공 경찰은 "해당 날짜에 그런 사건이 접수된 적 없고 그 전날 가나인 1명이 숨진 사건은 있었지만 이는 반이민 시위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지난 1일 남아공 반이민 시위 대책 회의를 통해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고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을 통해서도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