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니 한반도에 폭염이 찾아왔다. 사진은 지난 13일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설치된 불타는 지구 조형물 분수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반도에 호우와 폭염이 반복되고 있다.

기상청 기준 지난 13일 낮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며 찜통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무더위로 인한 질환자들도 속출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 동안 온열질환자가 88명에 달했다.


올 여름에는 지난해와 달리 늦은 장마로 선선한 편이었다. 하지만 7월 중순부터 무더위가 시작되자 언제쯤 무더위가 물러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올해 여름 무더위는 언제쯤 끝날까.

올해 여름 폭염…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앞으로 비가 내려도 더위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검색한 날씨가 31도를 넘긴 모습. /사진=뉴시스


이달 초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며 집중호우와 장마가 이어졌다. 비가 내린 후에는 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기 어렵다.

허창회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비가 내린다해도 폭염이 해소되기보다는 잠시 약화된 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 주변 대규모 기압계가 변화해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 영향력이 약해지기 전까지는 폭염이 쉽게 물러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장마철에는 비가 내리면서 구름이 햇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진다"며 "중요한 것은 기온이 얼마나 낮아지고 그 상태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인데 최근 대류권 중·하층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 상층에서는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동시에 덮는 이중 고기압 형태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가 그친 후에는 곧바로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빠르게 상승한다"며 "여기에 강수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해 습도가 높아지므로 실제 기온뿐만 아니라 체감온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중순이면 시원해지나…올여름 언제 시원해질까?

과거와 달리 8월 중순 이후에도 늦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체감온도와 특보현황을 살펴본 모습. /사진=뉴스1


과거 8월15일 광복절을 전후로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8월 중순이 지나도 늦더위가 계속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 여름에도 늦더위가 예상된다.

허 교수는 올여름 폭염 시기 전망에 대해 "현시점에서 폭염 종료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다"며 "다만 기후학적으로 보면 최근 우리나라 폭염은 과거보다 늦게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광복절을 전후해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해지고 대륙에서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면서 더위가 점차 누그러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8월 하순까지 유지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9월 초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우리나라 주변 대규모 기압계에 뚜렷한 변화가 없다면 평년보다 늦은 시기까지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서도 폭염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한 식당이 직접 만든 안개 분수의 모습. /로이터=뉴스1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폭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폭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허 교수는 "지역별로 강한 아열대 고기압이나 고기압성 순환이 오래 정체하는 대기 순환이 형성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기후모델도 미래에는 폭염의 발생 빈도, 강도, 지속 기간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 교수는 "한 번 시작된 폭염이 과거보다 오래 지속되고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발생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폭염을 이상기상현상이라고 하기보다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일상화되는 새로운 기후 특성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고 강해지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예·경보 체계 고도화, 도시 열 환경 개선, 전력 수급 관리, 보건·의료 대응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장기적인 적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