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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거제는 많은 관광객들이 바다를 즐기기 위해 찾는 도시다. 구조라와 와현,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으로 향하던 여행객들의 동선에 올해는 새로운 목적지가 하나 더 생겼다. 장승포항을 마주한 흥남철수기념공원이다.
지난 6월 문을 연 흥남철수기념공원은 개관 한 달여 만에 누적 관람객 2만4000여 명을 기록했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최근 일주일 동안 8000여 명이 찾아 거제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흥남철수기념공원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전쟁기념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은 1950년 겨울,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을 태우고 장승포항에 입항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흥남철수작전을 첨단 미디어아트와 실감형 전시로 재해석했다.
딱딱한 역사교육 대신 공간을 걷고 영상을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당시의 이야기를 만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11개의 전시공간에서는 흥남항을 떠나는 피란민들의 절박했던 순간부터 장승포에서 시작된 새로운 삶까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이어진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역사교실이 되고 부모 세대에게는 전쟁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다.
특히 최근 선보인 대형 미디어파사드는 해가 지면 기념공원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거제시가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했다.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우는 영상 콘텐츠는 장승포 밤바다와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낮에는 실내 전시를 관람하고 저녁에는 야간 미디어파사드를 감상하는 일정이 새로운 여행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무더위와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피해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는 실내 관광지라는 점도 여름철 인기 요인이다. 냉방이 잘 갖춰진 전시관에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학생과 단체 방문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흥남철수기념공원의 매력은 주변 관광지와 연결될 때 더욱 커진다.
전시를 둘러본 뒤에는 장승포항을 따라 산책하거나 인근 몽돌개와 장승포 카페에 들러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밤에는 미디어파사드와 항구의 야경이 어우러져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최근 새롭게 단장된 장승포권 관광 인프라와 연계되면서 '반나절 코스'가 아닌 하루를 머무는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흥남철수기념공원은 '거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인 해상구출작전으로 기록되는 흥남철수와 장승포항, 그곳에서 시작된 수많은 피란민들의 삶은 거제만이 가진 역사자산이다.
이제 그 역사는 기록을 넘어 미디어와 전시, 체험을 통해 새로운 관광 콘텐츠가 됐다.
바다만 보고 돌아오기엔 아쉬운 거제 여행. 올여름 거제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는 파도보다 사람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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