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와 갈치의 굴욕?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초토화됐던 증권가의 최고 유행어는 고등어, 갈치 등 어류가 휩쓸었다. 반토막이 나고, 심지어 4분의 1토막이 난 펀드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반토막을 내 먹고, 갈치는 4분의 1토막을 내서 먹는다는 데서 '고등어펀드' '갈치펀드'가 신조어로 자주 회자됐다.
 
문제는 코스피지수가 재도약하며 '제2의 2000'시대가 열린 시점에도 고등어·갈치펀드의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3년 전 최고점을 찍었던 2007년 10월 펀드광풍을 타고 몰려들었던 해외펀드 중 상당수가 여전히 반토막 가까운 손실을 안고 있다.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려야 할까, 지금이라도 갈아타야 할까. 고등어·갈치펀드 요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 '울고 싶은 반토막펀드 해외주식형에 수두룩'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년 전 고점인 2000선에서 투자해 아직까지 30% 이상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해외펀드는 108개에 달한다. (2007년 10월30일 이후 수익률, 2010년 12월21일 평가기준)
 
특히 대표적인 고등어·갈치펀드는 일본펀드를 비롯해 일부 중국(홍콩H)펀드와 러시아펀드 등 특정 지역국가에 몰려있다.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69.64%로 70%가까운 손실을 기록 중이며, 'ING 파워재팬증권투자신탁 1(주식)', 'FT재팬증권자투자신탁(E)(주식)', '미래에셋재팬글로벌리딩증권투자신탁 1(주식)',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등도 60%가 넘는 손실을 내며 고전 중이다.
 
반면 국내주식형펀드의 경우 2007년 10월 이전 설정된 펀드 404개 중 20% 이상 손실을 낸 펀드는 현재 7개 정도로 대부분 양호한 회복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중 30% 이상 손실을 내고 있는 펀드는 '하나UBS금융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36.23%)이 유일하다.
 
이러한 고등어·갈치펀드는 현재 수익률 수준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펀드 구조조정(리밸런싱·Rebalancing)의 기본 원칙은 보유 중인 펀드보다 더 유망한 투자대상이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 일본펀드는 갈아타고, 중국펀드는 보유하라
 
장기투자는 펀드투자의 기본원칙 중 기본이지만, 모든 펀드를 무조건 오래 갖고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향후 성장성이 밝은 펀드에 오래 투자해야 진정한 인내의 열매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갈치펀드로 오명을 쓰고 있는 일본펀드는 안타깝게도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문제다. 그동안의 긴 기다림이 아쉽더라도 손실을 크게 낸 일본펀드를 보유 중이라면, 비중을 줄이거나 갈아타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계속 기다리다보면 일본펀드도 언젠가는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이로 인해 다른 투자기회를 놓치는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자금이 일본 같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몰리는 추세이기 때문에 굳이 상승기대가 낮은 일본펀드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묵혀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다. 김후정 펀드애널리스트는 "일본펀드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펀드나 신흥국펀드로 갈아타는 전략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 또한 "일본은 선진국이면서도 수출 비중이 큰 나라로 위기의 진원지였던 유럽이나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라며 "일본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조금씩 반등할 때마다 비중을 줄여가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홍콩H)펀드는 현재 수익률은 초라하더라도 향후 전망이 밝은 '이쁜이펀드'에 속한다. 임진만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최근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다른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통칭)국가 대비 성장이 주춤했지만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보유 중인 중국펀드는 섣부르게 환매하기보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지켜보라는 당부다.
 
이관석 재테크팀장 역시 "지금까지 손실 난 중국펀드를 들고 있었다면 새해 중국이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다른 펀드로 갈아탈 이유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펀드 또한 전문가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유망 투자대상 중 하나다. 임진만 펀드애널리스트는 "러시아펀드는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새해에는 경기 회복으로 유가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고, 러시아 내부적으로도 경제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 중이기 때문에 완만한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69.64%라는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도 향후 전망은 나쁘지 않다.
 
임진만 펀드애널리스트는 "대체에너지는 원유의 대체제라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유가가 크게 치솟지 않을 때는 관심이 적은 편"이라며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성장성은 밝게 점쳐진다는 것. 이러한 대체에너지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는 단기적인 시각으로 일희일비하지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의 성장성을 같이 향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