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으로 빛나는 글라스 속의 귀족, 숙성의 마법에서 깨어나 깊은 향취로 혀와 코를 매료시키는 위스키. 그 위스키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있다. 유용석(47) 위스키라이브 서울 대표다.

유 대표는 본래 평범한 외국계 무역회사 지사장이었다. 그런 그의 인생은 약 6년 전 한 위스키를 만나고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엔 위스키의 색깔에 매료됐다. 그리고 향과 맛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그는 위스키가 "멋 내기 좋은 술"이라고 표현한다.
 
위스키를 사랑하는 그가 국내 최초로 국내외 100여종의 위스키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위스키라이브 서울'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위스키 테이스팅 행사를 유치했지만 위스키 전문가라는 말은 한사코 사양했다. 자신은 그저 애호가일 뿐이라는 것이다. 애호가답게 그의 위스키 사랑은 남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애인에게 추녀라고 하면 속상하잖아요. 위스키도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남들도 잘 알아주면 좋겠어요."
유 대표는 위스키라고는 '윈저'와 '임페리얼'밖에 모르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위스키를 소개하고 싶었다. 또 위스키를 그저 폭탄주의 원료로 인식하며 "먹고 죽자"는 식으로 덤벼들거나, 룸살롱(그는 지하 3층이라고 표현했다)에서만 대량으로 마시는 단편적인 술 문화에 염증을 느꼈다. 위스키를 좀 더 '폼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다.
 
"좋은 위스키가 있다고 모임에 가져가면 지인들은 맥주잔부터 가져와요. 폭탄주 만들어 먹자는 거죠. '위스키=폭음'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습니다. 다양한 위스키를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선택권도 주고요. 지금까지 위스키 시장에서 선택권은 주류업체에게만 있었으니까요."


유 대표의 말에 따르면 술은 어떻게 마시느냐,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와 더불어 어디서 마시느냐, 누가 따라주느냐도 중요하다. 룸살롱에서 마시는 것과 전문가가 설명을 곁들이며 따라주는 술은 전혀 다른 분위기와 흥미를 자아낸다. 이번 위스키라이브 서울에서는 위스키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으며 위스키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이 술이 얼마나 좋고 귀한 줄 알게 된다면 마냥 섞어 마시자고만 하지 않겠죠. 때와 장소에 맞게 다양하게 즐기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위스키를 잘 알고 마시면 폭탄주 문화도 바뀔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번 행사에서도 다양한 위스키를 마시는 만큼 양껏 마셔볼 수 있다. 주당의 귀가 솔깃할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술에 취해 실수할 경우 강제퇴장 된다는 서약서를 써야 입장할 수 있다. 추태를 부리는 주객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테이스팅할 위스키들도 거리를 최대한 떨어뜨려놔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실 수 없게 할 예정이다.


☞위스키라이브란?
2001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한 위스키 테이스팅 행사로 아시아지역에서는 2001년 일본, 2009년부터는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페이가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 '위스키라이브 서울 2011'은 2월27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다.
 
☞약력
위스키라이브 서울 대표(現), 한국위스키협회 이사(現), 한국양조과학회 이사(現) / 전 한국 SMWS(The Scotch Malt Whisky Society) 초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