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신한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신한금융 특별위원회가 지난 14일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5개월 넘게 끌어온 신한금융의 내분사태가 사실상 일단락됐다.
특히 신한 사태의 주역이었던 '빅3'(라응찬 전 지주회장, 신상훈 전 지주사장, 이백순 전 행장)가 모두 야인(野人)으로 돌아가게 됨에 따라 한 내정자가 라 전 회장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우고 신한의 새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지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룡' 중 최후의 승자…위기의 신한 구세주 될까?
한 내정자의 회장 등극은 한편의 역전드라마와도 같았다. 정통 '신한맨'인 한동우 내정자가 만년 2위의 설움을 딛고 그룹 1인자로 등극하며 짜릿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한 내정자는 일찍이 신상훈 전 사장과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과 더불어 '4룡'으로 불리며 그룹 내 차세대 주자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신상훈 전 사장에 가려 2인자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실제 지난 2003년 신한은행장 인선과 2009년 신한지주 사장 인선 당시 유력한 후보로 주목 받았으나 결국 신 전 사장에게 밀렸다. 그러나 신한사태의 내분 속에서 위기에 빠진 그룹의 1인자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사실 이번 신한지주의 차기회장 선임과정도 순조롭지는 않았다. 무기명 투표를 3차례나 거칠 정도로 접전이었다. 2002년 신한은행장 선임 당시에도 신상훈 전 사장을 지지했던 재일동포 주주들이 이번에도 앞을 막았다. 그러나 차기 회장 후보 추대의 마지막 과정이었던 최종투표에서 한 내정자는 총 9표(기권표 1표 포함) 중 과반수를 넘는 5표를 득표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한 내정자가 후보 중 누구보다도 신한금융의 조직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부인사보다 내부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위기의 신한을 재건하는 데 적절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것이다.
한 내정자는 신한은행과 30년을 동고동락한 정통 신한맨이다.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입행했다. 이후 기획조사부장, 인사부장, 상무이사, 개인고객본부·신용관리담당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02년부터 6년간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2007년부터 2년간 신한생명 부회장을 지냈다.
그는 지와 덕을 겸비한 '실사구시(實事求是)형' CEO로 꼽힌다.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요란한 반짝 스포트라이트보다 긴 호흡의 경영을 중시한다. 한 내정자는 신한생명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경영자는 품성 있는 인격을 바탕으로 인간적 경영(감성경영), 윤리경영(정도경영)을 추구해야 하며 그 바탕 위에 '성과주의 경영'이 접목돼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신한생명 사장과 부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신한생명의 단단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한 내정자가 신한생명 사장 취임 전인 2001회계연도에 121억원에 불과했던 신한생명의 순이익 규모는 2006년도에 1236억원으로 10배나 늘었다. 또 2005년에는 1990년 신한생명 창립 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실시했고, 그해 지주회사 편입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위기의 신한금융를 구할 구원투수로 다시 등장한 한 내정자가 이번에는 어떤 역전드라마를 펼칠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조직 통합과 재건의 과제 막중
"분열과 상처를 입은 조직이 빠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서겠다."
신한사태로 갈라진 조직을 재건하는 것은 한동우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다. 한 내정자도 이를 뼈아프게 인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차기회장 내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번에 제일 가슴 아프게 생각한 것이 친(親) 라응찬, 반(反) 라응찬 후보 또는 친 신상훈, 반 신상훈 후보라는 말들이었다"며 "부모 같은 마음으로, 선배 같은 마음으로 조직을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라응찬 전 회장이 밀어 준 친라 인사'라는 세간의 의혹을 해소하고, 라 전 회장의 공백을 충실히 메워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 내정자는이 '친라'라는 분적 시각에 대해 "분파주의가 계속된다면 그에 맞는 처방도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내정자에 대한 지지가 약한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관계 재정립 문제도 주요한 과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내정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소통을 자신했다. "창립총회 때부터 만난 사이다. 신한의 경영자와 교포 주주들과는 소통이 중요하다"며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한사태로 추락된 조직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도 급선무다. 이에 대해 한 내정자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회장 내정 직후 머니투데이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떨어진 신뢰도를 어떤 지혜로 회복해야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한 내정자는 3월 중순 이후 주주총회 가결 절차를 거쳐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한동우 회장 내정자 이력
1948년 부산 출생
1970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71년 한국신탁은행 입행
1977년 신용보증기금 입사
1982년 신한은행 입행
1993년 신한은행 이사
1995년 신한은행 상무
1999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1년 신한생명 사장
2007년 5월~2009년 5월 신한생명 부회장
2011년 2월14일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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