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업계 최고 화두인 자문형랩이 해외증시로 범위를 넓혔다. 자문형랩은 증권사와 투자자문사가 계약을 맺고, 투자자문사가 제안하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증권사가 주식을 운용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다양한 자문형랩 상품을 출시했고,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들은 랩시장으로 몰렸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증권사들이 미국과 중국증시 등에 투자하는 해외자문형랩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상황.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자문형랩이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자문형랩이 해외주식형펀드를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해외주식, 간접투자가 좋은 이유는?
 
직접투자 대신 간접투자를 하는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다. 소정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매니저가 여러 업무를 대신해주는 게 간접투자의 장점이다.
 
투자자가 정보 및 지식이 부족할 경우에도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를 선호하기 마련. 특히 해외증시에 투자할 때에는 간접투자가 직접투자보다 유용할 수 있다. 만약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한다면 투자자는 거래국 통화로 직접 환전하거나 국가별 주식시장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과거보다 이런 일들을 처리하기 수월해졌지만, 시간상의 문제나 만일에 있을 실수를 생각해본다면 간접투자가 편한 게 사실이다. 더욱이 개인투자자가 외국기업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적절한 타이밍에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해외주식형펀드보다 공격적으로 해외증시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해외자문형랩은 유용한 간접투자 상품이다. 해외자문형랩 역시 일반 자문형랩처럼 국내 및 외국 투자자문사가 10개 내외의 외국기업들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증권사가 이를 바탕으로 주식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수수료도 일반 자문형랩과 비슷한 연 3% 수준이다.
 
◆해외펀드-랩, 세금에 유리한 상품은?
 
해외자문형랩이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세금과 관련한 이점 때문이다. 만약 해외자문형랩을 통해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하는 경우라면 투자자들은 투자수익에 대해 주민세를 포함한 양도소득세 22%를 부담하면 된다. 단 250만원은 기본공제 된다.
 
예컨대 해외주식에서 1년간 1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면 우선 1000만원 중 250만원은 기본공제를 받는다. 그리고 나머지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양도소득세로 내면 된다.
 
하지만 해외주식형펀드 투자자의 경우 배당이나 이자소득 등의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세율 38.5%를 적용받는 투자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투자자가 예금 등을 통해 벌어들인 금융소득 4000만원 외에 해외주식형펀드로 1000만원의 추가 수익이 생겼다면, 1000만원 중 38.5%를 세금으로 부담해야 된다. 무려 385만원이다.
 
같은 100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해외주식형펀드 투자자는 자문형랩을 통해 투자했을 경우보다 두배 이상의 세금을 더 부담해야 된다. 따라서 같은 간접투자라 해도 금융소득이 많은 고액자산가일수록 해외주식형펀드보다 자문형랩이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
 
또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매매차익뿐 아니라 환차익에도 과세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반면 해외자문형랩을 통해 투자하면 환차익은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강남센터 지점장은 "일단 해외주식형펀드의 손실분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해 말까지 연장돼 투자자들이 당분간 손실 난 해외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과세 혜택이 끝나는 것을 감안해 하반기로 갈수록 해외펀드 자금이 해외자문형랩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게 맞는 해외자문형랩을 찾아라
 
지난해 말부터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들이 해외자문형랩을 출시하고 있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17일 '글로벌컨슈머랩어카운트'를 출시한 데 이어 2월15일에는 '차이나주식랩어카운트' 'G2주식랩어카운트' 등 총 세종류의 해외자문형랩 상품을 선보였다. 2월28일 현재 세 상품의 판매고는 각각 940억원, 49억원, 32억원으로 총 1021억원에 달한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글로벌컨슈머랩어카운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현지 법인이 직접 자금을 운용하는 위탁형랩의 성격을 띠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으로 미국, 프랑스 등 6개 국가의 루이비통, 애플 등 글로벌 소비재기업이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G2주식랩어카운트'와 '차이나주식랩어카운트'의 최소 가입금액은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이다.
 
자문형랩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현재 네개의 해외자문형랩을 출시했다. '중국 소비 성장 포트폴리오'는 중국 최대 운용사인 화샤기금의 자문을 받아 성장성이 기대되는 중국 소비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밖에 삼성증권이 내놓은 해외자문형랩에는 '한중소비성장 포트폴리오(케이원, 화샤기금 자문)' '한미 성장주 투자 포트폴리오(케이원, 삼성라이프인베스트먼트)' '미국 성장주 투자포트폴리오(삼성라이프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22일 출시한 '니하오 차이나 Wrap'과 2월28일 출시한 'Hello USA Wrap' 등 두개의 해외자문형랩을 운용 중이다. '니하오 차이나랩'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 중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곳과 중국 소비성장 수혜 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Hello USA Wrap'은 미국 금융회사 및 글로벌 우량기업에 투자한다. 두 상품 모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추천한 포트폴리오 중 선별해 운용된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12월21일 출시한 '중국주식 자문형  Amundi+'는 현지 투자회사인 아문디 홍콩과 국내 투자회사인 NH-CA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운용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