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쿠스가 어떤 작품이던가. 작년 한해 미국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화제작 아니던가. 스파르타쿠스는 국내 미드 사상 최고 시청률(OCN 5.76% -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방송 당시 16주 연속 포털에서 미국드라마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월 '시즌1'이 끝나고 난 후 계속되는 재방 요청으로 불과 2개월 만에 앙코르 방송을 내보냈고, 작년 연말에 다시 재방송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잔인하고 선정적인, 그러나 솔직한 <스파르타쿠스>
스파르타쿠스의 인기비결은 한가지다. 자극적이라는 것. 고대 로마시대의 전설적인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아내를 죽인 원수를 찾아 복수하는 내용 자체는 특이할 게 없지만 잔혹하고 충격적인 액션과 대담하고 거침없는 애정신으로 보는 이를 흥분하게 만든다. 1편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갓 오브 더 아레나> 역시 고대 로마의 문란한 성 의식과 짐승처럼 다뤄지는 노예들의 모습, 신분상승을 위한 귀족들의 계략과 음모를 파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 유료케이블채널 스타스에서 지난달 21일 방송을 시작한 이래 280만명을 TV 앞으로 모으며 미국 케이블TV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고 하니 국내에서도 1편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너무 센(?)거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금요일 밤 12시 케이블채널에서 방영되긴 하지만 폭력성과 선정성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사실 스파르타쿠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미국에서도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보자. 만약 이러한 드라마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가장 먼저 네티즌들이 반응할 것이고 의견은 양분될 것이다. 언론도 극심하게 편 가르기를 하면서 시청률 만능주의네 지나치게 잔인하네 선정적이네 하면서 제작진을 흔들 것이고 이러한 외부 입김에 심지어는 작가 혹은 연출자가 바뀌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파르타쿠스의 제작진은 조금 달랐다. 드라마의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비난을 안내문 하나로 정면돌파했다. 드라마 내용이 야하고 잔인하니까 부모들이 알아서 미성년자의 시청을 지도해야 한다는 식의 상투적인 내용이 아니라 일부 시청자들이 반발할 만한 내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고대 로마 당시의 생활상을 정확히 표현하고자 노력했을 뿐이라는 문구를 내보낸 것이다.
'스파르타쿠스는 극도의 관능성과 야만성, 일부에서는 불쾌하다고 여길 만한 언어를 묘사합니다. 이 쇼는 고대 로마사회를 역사적으로 그린 것이고 그 내용은 그 시대 고유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묘사가 단순한 호기심과 시청률을 의식한 연출이 아니라는 점을 당당하게 밝힌 것이다. 스파르타쿠스라서 선정적인게 아니라 로마인의 삶 자체가 원래 그랬다고 하니 사실 할 말이 없기도 하다. 물론 우리나라 정서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나름대로 속 시원하고 신선한 대응책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스파르타쿠스가 주식이고 필자가 증권회사 현직에 있는 분석가였다면 "strong buy"를 외쳤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나 외국인 투자가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투명성인데 스파르타쿠스는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솔직해서 믿을 만한 주식 SK
투자자들은 더 부풀리지도 않고 줄이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재무제표를 원하고 회사의 중요 경영사항을 가감 없이 솔직히 알려주길 바란다. 그 다음 주식을 사거나 파는 것은 애널리스트와 전략가, 펀드매니저 그리고 일반투자자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솔직하지 못한 기업회계나 허위공시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같은 금융선진국에는 분식회계 등의 잘못은 수십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정도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분식회계(粉飾會計, window dressing settlement ; 기업이 재정 상태나 경영 실적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할 목적으로 부당한 방법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회계)가 자주 문제가 되곤 한다. 물론 IMF사태 이후 우리나라 회계제도가 많이 투명해지고는 있지만 큰 기업이건 작은 기업이건 여러 가지 이유로 분식에 대한 유혹이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2003년의 SK네트웍스의 사례다. 최태원 회장이 유죄를 인정받아 결국 1심에서 실형을 받았고,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이로 인해 SK네트웍스의 주가는 2002년 23만원대에서 2003년 1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었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분식회계 사건으로 SK 관련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소버린자산운용은 지속적으로 SK㈜(현재 SK이노베이션) 지분을 매입해 취약한 SK그룹의 지배구조를 이용,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과적으로는 우호지분을 동원한 SK가 투표까지 가는 상황을 겪으면서 경영권을 지켜내긴 했지만 최태원 회장으로서는 일생일대 위기의 순간이었다. 이후 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외이사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고 이제 기업들 중에서 가장 투명성이 좋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위기를 정면 돌파해 새로운 기회를 만든 것이다.
필자가 SK C&C를 <2010년 10월 확고한 믿음 주는 증시 猛龍(맹룡)>에서도 다루고 작년 말에 발표한 <2011년을 빛낼 슈퍼스탁 11>에서도 선택한 것은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과 중국 사업에 대한 성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다소 복잡한 SK그룹의 지분관계를 설명하면서 소위 '회장님 주식'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SK C&C에 대한 가격 부담이 있다면(SK C&C는 액면가가 200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액면가 5000원짜리로 비교하면 주당 약 250만원짜리 주식이다) 이제는 SK에 대한 관심도 가질 만한 시기가 왔다고 본다.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등이 모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데 이런 인플레이션 시기에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바로 SK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가가 상승할수록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 SK해운, SK건설의 영업환경 개선과 이에 따른 수익증가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SK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은 17만원선인데 최근에 발표된 리포트 중에는 22만원수준까지도 목표치로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는 것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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