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펀드의 손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한국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베트남펀드들이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모두 적게는 -20%, 많게는 -50% 이상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 회사 측은 일부 사모펀드에 대해 만기연장이란 특단의 조치까지 내리며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물론 다른 운용사가 내놓은 베트남펀드들도 대부분 설정 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운용의 베트남펀드에 증권업 관계자들이 유독 주목하는 이유는 3년 전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당시 사장)과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 간에 있었던 갈등 때문이다.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및 동원증권 선후배 사이로 인연을 쌓아왔다. 박 회장이 대학 5년 선배이고, 동원증권에서도 김 부회장의 선배였던 것. 회사에서 신임을 얻은 박 회장은 이사로 승진했고, 김 부회장 역시 박 회장과 같은 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다만 김 부회장은 한국금융지주의 모회사인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이란 '재벌2세 프리미엄'을 안고 있었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 후 박 회장은 동원증권을 떠나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했고, 이때부터 두 증권 수장의 라이벌 구도는 증권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바로 이들이 3년 전 베트남펀드를 놓고 설전을 펼쳤다.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펀드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웠지만, 박 회장은 이에 반박이라도 하듯 베트남증시가 과열이라고 진단하고 베트남펀드의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공언한 것.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는 증권업계에 화제가 됐다.



그리고 2011년 베트남펀드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일부 베트남 사모펀드가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큰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증시를 주력 투자처로 내세웠던 한국금융지주가 난처한 입장에 빠지는 건 당연한 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6년 3월 설정된 한국운용의 사모펀드 '한국사모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 1'은 2월28일 현재 설정 후 수익률이 -19.59%로 부진하다. '한국사모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 2'(설정일 2006년 11월)의 설정 후 수익률은 -60%다. 다른 베트남 사모펀드인 'GB베트남사모혼합 1'(2006년 12월)과 '동양사모베트남민영화혼합 1'(2007년 2월) 역시 설정 후 수익률이 각각 -46.22%와 -41.41%로 매우 저조하다. 
 
공모펀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7년 설정된 '한국투자차이나베트남증권투자신탁 1(주식)(A)'은 2월28일 현재 설정 후 수익률이 -23.03%다. 같은 시기에 설정된 다른 베트남 공모펀드들도 많게는 -30% 이상, 적게는 -20%에 육박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 증권사 투자컨설팅팀 부장은 "규모가 작은 베트남 증시에 국내 금융사들이 들어가 버블을 만든 면이 없지 않다"며 "베트남증시가 어느 정도 회복될 여지는 있지만, 수급에서 꼬인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