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치이고 오염된 음식에 불안한 직장인들을 위해 그가 들려주는 ‘웰빙 라이프’는 그래서 특별하다. 건강한 먹거리 하나로 암을 이겨낸 그의 이야기와 함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밥상 꾸리기'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성장가도에 닥친 암, 먹거리로 극복하다.
1980년대 초반,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촉망받는 젊은이였던 민 원장은 입시학원을 운영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밤낮으로 학원업무에 매달리다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인스턴트음식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마는 일도 예사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병원으로부터 간경화와 갑상선·임파선 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민 원장은 병원 문을 나서면서 “오히려 담담한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그는 이것것저것 닥치는 대로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몸과 관련된 연구에 돌입했다. 그러다 우연히 단식원을 찾게 된 민 원장은 “그때 단식원의 책들을 통해 사람의 몸이 먹거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곳에서 먹거리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시작한 그는 나중엔 단식 프로그램을 직접 짤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옛날이야기하듯 자신의 경험담을 술술 풀어내던 민 원장은 “그때 이후로 병원에 가보지 않았으니 여전히 내 몸에 암세포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직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지 않느냐”며 호탕하게 웃는다.
"스스로 느낄 정도로 내 몸이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그러나 여전히 학생들이 눈에 밟혔다. “먹거리를 조금만 신경 쓰면 공부도 더 잘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살림 마음살림 공부살림.’ 그는 당장 학원 간판부터 바꿔달았다.
“해마다 학생들을 방학이면 단식원에 끌고 갔어요. 아이들은 효과도 금방 나타나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다시 흐트러지는 거에요. 집에서 음식이 바뀌지 않으니 금방 또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학원에서 아예 자연식을 주는 식당을 마련하게 된 거죠.”
민 원장이 당시 한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토피 피부염을 심하게 앓던 친구였는데, 아토피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자연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나자 아토피가 나은 것은 물론 일류대학 진학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학원에 대한 소문은 금방 퍼져 나갔다. 그는 학생들뿐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자연식의 효과를 알리고자 2003년 ‘청미래 유기농식당’을 열었다. 그가 직접 농장을 가꾸며 뜻을 함께 하는 많은 생산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한 청미래 식당은 현재 유기농뷔페와 매장을 함께 운영 중이다.
“요즘은 늘 말하는 게 이겁니다. 먹거리가 바뀌면 성공확률도 2배로 높아진다고요.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지고, 그러면 여유도 능률도 최소 2배가 높아지니까요. 당장 제가 경험자 아닙니까. 또 지금껏 숱하게 많은 사례들을 봐왔고요.”
◆제철 자연식으로 차린 밥상이 '약상'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연식 식단이 있을까. 민 원장은 먼저 자연식의 정확한 뜻부터 알아야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시작한다. 자연식이라고 하면 ‘채식’만을 떠올리거나 ‘값비싼 유기농 먹거리’라는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는 안타까움이다.
“우리땅에서 제철에 나는 오염되지 않은 음식. 이게 바로 자연식이에요. 예전만 해도 우리네 밥상에 늘 올라오던 음식 그대로가 자연식인데 무언가 거창하거나 남다른 걸 찾을 필요가 없는 거죠. ‘밥상이 약상이다’라는 건 바로 그런 뜻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직장인들에게 자연식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좋은 음식이 몸에 좋다는 거야 모를 리 없지만, 늘상 회식이며 술자리에 끌려다니는 직장인으로서는 ‘좋은 음식’을 제대로 챙겨먹기 위해서는 대단한 각오가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민 원장은 “당장 많은 것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며 “단 몇가지,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바꾸려는 노력만으로도 몸이 변화하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가 건강한 밥상의 기본 원칙을 알려준다. 주식은 현미를 중심으로. 부식은 곡식과 채소가 80%, 그리고 육류가 20%.
“예전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부족해서 영양실조에 걸렸다면 요즘엔 과다섭취라고 할 수 있어요. 대신 요즘 사람들은 ‘비타민C, 미네랄, 식이섬유’가 부족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어요. 흰쌀이나 흰밀가루, 흰설탕 등 지금 음식은 대부분 정제된 음식이잖아요. 이게 영양실조의 가장 큰 원인인 거죠.”
예전만하더라도 우리 밥상의 기본은 현미였다. 그런데 흰쌀밥은 정제과정을 통해 벼껍질의 미네랄, 비타민 C 등을 95% 이상 깎아낸다. 때문에 남는 것은 탄수화물. 하루 세끼 흰쌀밥을 주식으로 하다 보면 ‘탄수화물 과다섭취’로 이어지게 되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갑자기 식단을 현미로 바꾸는 게 어렵기 때문에 처음에는 9분도 백미부터 시작을 하거나, 현미로 가래떡을 만들어놓고 간식처럼 먹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부족한 미네랄 등 필수영양 성분을 채우기 위해 중요한 것이 반찬으로 곡류를 섭취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 민족은 기본적으로 농경민족이기 때문에 육류보다는 곡채식 중심이 원래 밥상”이라며 “지금 한창 봄이기 때문에 좋은 나물이 많이 나올 때다. 단 채식이라고 해서 나물만 떠올리기 보다는 해초류와 함께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1회 만복, 1회 공복’도 중요한 건강 밥상 원칙의 하나다. 특히나 회식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유용하다. 그는 “나쁜 게 많이 쌓였을 때는 공복을 통해 비워주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회식이 있는 다음날은 아침 한끼는 안 먹고, 점심을 조금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공복을 할 때는 생수를 많이 마시고,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된 감잎차 등이 도움이 된다. 술 마신 다음날에는 생수 7잔이 기본이다. 그는 이어 “스트레스 역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도 하루쯤은 속을 비워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싱겁게 먹는 것도 좋지 않다. 민 원장은 “싱겁게 먹는 게 좋다는 것은 서양의 영양학이지 우리 몸에 맞는 것은 아니다”며 “싱겁게 먹으면 단 것을 많이 찾게 돼 있다”고 말한다. 당뇨나 고혈압 등이 많아지는 원인이다. 비교적 간을 맞춰 먹되 10일에 한번씩은 물만 먹고 거의 소금을 안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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