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불어 닥친 참사가 일본인들의 한국 관광 1번지인 서울 명동의 풍경까지 바꿔 놓았다.
 
지난 14일 찾아간 명동 거리는 그야말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 한국말보다 일본말이 더 많이 들린다는 이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탓이다.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 관계자는 "지진 다음날인 12일에는 일본 관광객이 평소보다 20%, 주말인 13일에는 40%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매장 앞에서는 한류스타의 팬사인회가 벌어졌지만, 일본 지진의 여파를 뒤엎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명동 화장품 업체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제부터 일본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는 최대 성수기인데다 특히 4월 중순부터 5월까지는 일본의 국경일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명동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일본 방문객이 감소하긴 했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관광객의 국내여행 예약 취소율이 점차 늘고 있어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70% 정도이고 이중 40% 가량이 일본 손님이다.
 
한류스타 김현중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토니모리 화장품의 관계자도 “일본의 위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한동안 일본 관광객 감소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을 위한 성금 모금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지진의 영향으로 되레 매출이 늘어난 곳도 있다. 일본인 관광객의 비중이 높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지진이 일어난 11~13일 생필품 매출이 직전 같은 요일 대인 4~6일에 비해 12%나 늘어났다. 국내에 머물던 일본인들이 라면, 생수 등을 대량 구입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1~13일 라면과 생수는 4~6일에 비해 각각 25%와 23%가 늘었다.
 
랜턴과 건전지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지난 11~16일 판매량을 비교하면 전주인 4~10일과 비교해 휴대용 랜턴의 매출이 무려 844%가 증가했다. 랜턴용 대형 건전지는 484.5%, 마스크는 45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 자리한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관계자는 “방문객은 줄었지만 물이나 초콜릿, 봉지라면, 김 등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산다”며 “특히 김은 평소에도 대량 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진 이후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어 아예 물건이 동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역과 다시마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일본 원전 사고와 관련해 요오드가 함유된 미역과 다시마가 좋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이 두 품목의 매출이 5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