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고기잡이를 끝내는 거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어부는 대답했다. “우리 식구가 먹고 시장에 내다 팔 정도의 양이 되기 때문에 일찍 끝내는 겁니다. 이제 집으로 가서 아내와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잠깐 낮잠을 잔 다음 아이들과 놀 겁니다. 저녁에는 바에 가서 데킬라를 마시며 친구들과 기타 연주를 할 거예요”
그러자 교수는 말했다. “만일 오후 늦게까지 바다에 나가 있으면 당신은 지금보다 두배나 많은 물고기를 잡을 것이고 그것을 팔아 돈을 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일년 안에 지금보다 더 큰 배를 사서 물고기를 더 많이 잡아 돈을 더 많을 벌 수 있어요. 이렇게 몇 년이 지나면 당신은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텐데요”
어부는 미국인 교수가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조용히 듣고는 다시 되물었다. “하지만 교수님, 큰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당신은 언제든지 은퇴할 수 있습니다. 은퇴해서 아무 걱정없이 삶을 즐기는 거죠. 그림 같은 어촌 마을에 작은 별장을 한 채 사고, 아침이면 고기를 낚을 수 있는 작은 배를 한 척 사는 거요. 날마다 아내와 점심을 함께 먹고 낮잠을 즐기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구요, 저녁에는 바에 가서 데킬라를 시켜 놓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소. 그 정도 돈만 있으면 은퇴해서 편하게 살 수 있죠” 그러자 멕시코인 어부가 말했다. “저는 지금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데요”
사람들에게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느 것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는 지 조사하면 미래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연구결과 보통사람의 의식을 구성하는 내용을 분석한 결과 매일 생각하는 것 가운데 약 12%가 미래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하루 8시간 정도를 생각한다면 그 중 1시간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를 더 많이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은 미래를 상상할 때 자신이 실패하는 것보다 성공하는 장면을 더 많이 상상한다. 즉, 미래에 대한 상상이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멋진 레스토랑에서 공짜로 저녁식사를 하려고 하는 데 언제쯤이 좋겠느냐고 물었다. 지금 당장? 오늘 저녁? 내일?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레스토랑에 방문하는 일을 연기하려고 했으며 대체로 다음주쯤이 좋다고 답했다. 일주일 정도 기다림으로써 즐거운 식사에 대해 생각하며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첫째는 그 일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을 과대평가한다. 그리고 둘째는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을 훨씬 더 많이 상상하기 때문에 좋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나쁜 일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이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50세 이상 중 고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따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경제적 무방비 상태에 놓인 셈이다. 이처럼 미래에 대해 소홀한 이유는 막연하게 어떻게 되겠지 하는 낙관적인 상상이 한 몫한다. 물론 지나치게 미래만 보면서 현재는 희생하는 삶도 문제가 있지만 반대로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현재에만 사는 삶도 행복하지 않다. 미래와 현재 사이에서 적절하게 중심을 잡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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