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범LG가(家) 증권사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LIG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LIG건설 부도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증권사들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3년 카드사태 때 LG그룹에서 LG카드를 포기하면서 함께 포기된 LG투자증권을 모태로 하고 있다. 2005년 우리금융그룹이 LG투자증권을 인수해 우리증권과 합병했음에도 범LG가 증권사의 대표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회사의 역사가 결국에는 걸림돌이 된 상황. 바로 법정관리 신청 며칠 전까지 LIG건설 CP를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LIG건설은 올해 700억원 규모의 CP(기업어음)를 발행했고, 법정관리 신청 10일 전에도 40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했다. 발행된 CP는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통해 판매됐으며 CP를 발행한 LIG건설뿐 아니라 이를 판매한 증권사들도 법적, 도덕적 책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범LG가라는 인연으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월등히 많은 LIG건설 CP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투자자들의 피해로 연결될 뿐 아니라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쉽게 일단락되진 않을 조짐이다.
 
우선 우리투자증권 측은 부도 직전의 LIG건설이 CP를 발행한 것에 위법 여부가 없는지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또 LIG건설 CP 투자자 역시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53억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LIG투자증권 역시 이번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긴 마찬가지. LIG투자증권은 LIG건설과 지분 관계가 없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CP발행으로 충당된 자금이 LIG투자증권이 발행했던 LIG건설 CP 만기상환에 쓰였다는 점에서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LIG건설 CP 보유분을 털어내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단지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발행했을 뿐"이라며 "LIG건설의 부실분을 털어내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번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범LG가 증권사 중 한곳이란 점에서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범LG가인 LS그룹 내 LS네트웍스는 2008년 이트레이드증권 인수를 위해 구성된 PEF에 1010억원을 출자했고, 이를 통해 이트레이드증권을 간접인수한 것이다.
 
한편 LIG그룹 계열사인 LIG건설은 지난 3월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 8000억원이 넘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만기가 집중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LIG건설은 한보와 합병하며 시공능력이 지난해 47위까지 뛰어오른 중견건설사였기에 시장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