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아무리 1층이라도 같은 가격이면 넓은 집으로 옮기는 게 후회 안 해요.
A2)1층은 싼 만큼 팔 때 고생합니다. 좁더라도 로열층 가세요.
한 재테크 관련카페에 이주를 앞두고 있는 한 주부의 질문이 올라오자 누리꾼의 조언이 이어진다. 1층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다른 층에 비해 가격이 낮은 아파트를 두고 이들의 가치평가는 제각각이다.
1층을 선호하는 쪽은 가격적인 매력을 강조한다. 이들은 전용 85㎡를 예로 들며 ‘1층이면 로열층에 비해 보통 5000만원은 빠진다’거나 ‘로얄층 구입비용이면 1층 100㎡ 이상으로 갈아탈 수 있다’며 이유를 설명한다.
로열층을 추천하는 쪽은 거래에 무게를 둔다. 1층은 매도시 거래가 어렵다는 단점을 들어 선호도가 높고 잘 팔리는 로얄층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저층에 대한 평가는 냉혹하다. 조망권도 확보되지 않아 ‘1층에 사는 동안 한번도 베란다 커튼을 열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다.
이 밖에도 기피 이유는 많다. 채광, 추위, 해충, 사생활 침해, 범죄 노출, 엘리베이터 소음, 매연, 현관 앞 공간활용 등 일일이 나열하기 버거울 정도다.
미분양 아파트만 보더라도 저층의 선호도는 바닥권이다. 마지막까지 계약되지 않는 악성 미분양 대부분이 저층부다. 분양 주체가 잔여물량을 떨기 위해 할인분양에 나서는 것이 사실상 1~4층 아파트 팔기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건설업계에 부는 저층부 복층 바람
최근 건설업계의 아파트 설계를 보면 고민거리인 저층부에 ‘매력 포인트’를 심어 미분양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저층부 특화 건축공법과 단지조경 강화, 평면특화 등 저층 입주민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 의지의 산물이다.
복층구조로 평면을 변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은 중소형 평형에 복층구조를 적용해 분양에 성공했다. 59㎡ 111가구, 84㎡ 74가구 등 184가구가 복층형이다. 1·2층 복층 타입은 지하중층이라는 별도 공간이, 3·4층 복층 타입은 다락방이 있다. 사실상 3개 층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하중층은 선큰가든(지하정원)이나 마당으로 사용할 수 있고 다락방은 창고나 거실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해 말 광교신도시에 분양한 광교래미안 9가구를 복층으로 꾸며 재미를 봤다. 이 중 4가구가 1층이다. 더블 하이 리빙 스페이스라는 이름의 2층 높이 거실을 배치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1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지 뒤쪽 1층 11가구를 2~3층 높이로 끌어올렸다.
SK건설이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저층부 평면은 ‘펜트하우스=최상층’이라는 등식을 깼다. 해당 평면은 1층과 2층을 복층 형태로 꾸몄다. 층고가 5m인 펜트하우스다. SK건설은 지난해까지 복층구조 평면 등 41가지 평면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마친 상태다.
GS건설도 일부 단지에 복층형 다락방 평면을 1층에 적용한다. 1층의 거실을 높게 설계하고 거실 상부에 거실면적만큼의 다락공간이 마련됐다. 층별 부분임대가 가능한 구조다. 높은 거실 창을 통해 빛도 많이 들어 다락방이 있는 2층 단독주택에 사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GS건설의 설명이다.
현대엠코도 인천 삼산동 엠코타운의 저층부를 복층으로 꾸미고, 1층에 원목펜스를 둘러 개인정원을 꾸몄다. 더불어 저층부 아파트의 가구별 개별 주차장과 미니 정원을 갖춘 도심형 타운하우스형 평면도를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치는 등 1층 특화전략에 나서고 있다.
◆개방감 높이고 정원 꾸며…높아진 저층의 위상
꼭 복층이 아니더라도 한뼘의 혜택을 추가해 1층민의 서러움(?)을 달래주기도 한다. 대림산업이 광교신도시 이편한세상에 적용하는 오렌지로비는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한 작은 배려다. 오렌지로비는 왕래가 잦은 엘리베이터를 1층 세대와 분리해 소음 고민을 해결했다.
복층구조의 개방감에는 못 미치지만 저층부에만 층고를 늘려 다른 층과 차별화를 두기도 한다. 현대건설의 인천 서구 당하동 검단힐스테이트 4차는 1~2층의 층고를 2.6m로 늘렸다. 펜트하우스와 같은 높이다. 게다가 기준층보다 분양가를 10% 낮춰 가격적 혜택도 추가했다. 지난해 말 분양한 우미건설의 영종하늘도시 역시 저층부의 층고가 2.5m다. 일반 층고가 2.2~2.3m임을 감안하면 한뼘 정도 높아진 셈이다.
저층부에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개방감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더 넓은 창을 제공하는 이유는 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층에 아기자기한 조경설계를 통해 조망 프리미엄을 높인 것이 건설사가 저층부 입주민에게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
조경에 특별히 신경을 쓴 단지는 최근 입주를 시작한 고양 식사지구 자이위시티가 유명하다. 이곳에는 물·숲·들을 망라한 약 100개의 테마별 정원이 조성됐다. 특히 대적송, 조형소나무 등 그루당 평균 1000만원짜리 명품소나무 2200여그루를 심었다. 소나무 조경공사비로만 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전국 소나무의 종합전시장이나 다름없다. 느티나무도 지름 70~80㎝의 최상급 수종 400여그루를 확보해 단지 곳곳에 심었다. ‘명품 경관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건설이 4월 서울 불광4구역에 공급하는 불광 롯데캐슬도 북한산 자락의 자연친화형 단지설계가 돋보인다. 경사진 지형적 특성을 살려 층별로 발코니 위치와 깊이를 차별화했다. 연못이나 야외문화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반도건설이 4월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양산반도유보라2차는 축구장 크기의 중앙광장이 대표적인 조경이다. 나무와 잔디, 조각상, 분수 등을 저층부 거실에 앉아서도 감상할 수 있다. 중소형임에도 불구하고 4베이를 도입해 일조량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1개 동을 제외한 나머지 동의 1층은 필로티공법으로 설계되어 2층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만호 반도건설 상무는 “건설사들의 특화된 단지조성과 평면설계 차별화로 고층이 곧 로열층이란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면서 “일부 주택수요자들 중에는 오히려 저층을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저층부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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