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이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은행을 새롭게 이끌게 됐다. 치열한 내부경쟁을 뚫고 선임된 이순우 행장은 지난 3월24일 공식 취임했다.
이순우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은행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우리인(人)으로서 다시 한번 우리은행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크나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어 "우리은행은 현재 은행권 4강 경쟁구도,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큰 현안이 있지만 위기극복 과정에서 축적된 변화와 혁신의 DNA로 성공적인 민영화를 달성해 '우리나라 1등 은행' 비전(Vision)을 달성하고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아시아 리딩뱅크'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민영화 통해 생존과 성장의 활로 개척
이순우 행장이 취임 후 풀어야 할 최우선과제는 우리금융그룹의 10년 숙원인 민영화 달성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 행장 선임 배경에 대해 "금융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만큼 우리금융 발전과 민영화 마무리 등의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은행 및 우리금융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이 행장의 의지도 확고하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새로운 생존과 성장의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며 "민영화는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그룹의 영업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선진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중요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또 "지난해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전 계열사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 냈다면, 올해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보다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영화 추진에 앞서 조직 역량을 결집시키고, 내실을 다지는 것도 이순우 행장이 풀어야 할 주요 숙제다. 행장 선임 과정에서 흘러나온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에 따른 갈등설을 봉합하고 대외적으로 영업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한 요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현재 우리은행원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 통합과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즐거운 일터',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은행'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직원만족을 뜻하는 'People First'를 강조하며 "은행은 직원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직원은 고객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순우 행장은 이 같은 산적한 과제의 성공적인 해결을 위해 우리은행 임직원의 자세 변화를 요구했다. 그리고 변화를 위해 '고객 제일', '현장 경영', '정도영업',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리스크관리와 자산클린화' 등 5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우리은행 변화 위한 5대 키워드 제시
이 행장은 "수석부행장 시절 CCO(최고고객책임자)를 담당하며,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고객가치를 사명으로 여기는 경영만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장에는 고객의 목소리가 있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며 "모든 조직이나 인력, 예산과 시스템 등이 영업현장에 중심을 두고 돌아가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이 앞으로도 100년, 200년 영속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도영업(正道營業) 실천을 당부했다.
아시아 리딩뱅크로 우뚝 서기 위한 글로벌 전략에도 공을 기울인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Globalization(세계화)과 Localization(현지화)의 합성어로, 세계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현지국가의 기업풍토를 존중하는 경영방식을 추구하겠다는 이 행장의 의지가 담긴 말이다.
이 행장은 "글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해 앞으로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며 "필요시 현지은행 인수 등을 검토하겠다"는 글로벌 전략을 피력했다.
또한 우리은행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리스크관리와 자산클린화인 만큼 올해는 부실자산의 신속한 매각과 기업구조조정으로 자산클린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이순우 행장은 카네기의 명언을 인용해 현재 상황에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의 꿈과 미래를 위해 힘차게, 그리고 꾸준히 달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이순우 신임 행장은
경북 출신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상업은행 홍보실장과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 경영지원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 등을 거쳐 2008년 6월부터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을 맡았다.
이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인 이팔성 회장과 이종휘 전 행장과 달리 상업은행 출신이지만 합병 이후인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은행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 사정에 밝고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리더로 안정감 있게 우리은행을 이끌 적격자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수영이 취미인 이 행장은 3종류의 명함을 갖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반적인 명함, 고객을 위한 명함, 가톨릭식 명함 등이다. 고객을 위한 명함에는 "고객을 섬기겠다"는 문구를, 가톨릭식 명함에는 세레명을 넣는 등 대인 관리에 섬세하고 철저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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