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통합 시너지가 5년여 만에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해태제과의 재상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과연 크라운-해태제과가 올해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을 지는 제과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합류영업으로 통합 시너지
"어려운 고비는 지나갔다."
크라운-해태제과 한 임직원의 말이다. 그만큼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물적·심적으로 고생이 심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래도 이제는 기대를 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크라운제과는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했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인수 당시에는 관리직과 영업직이 170일에 이르는 장기 파업을 벌여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제품군과 영업망이 겹쳐 시너지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증권업계의 혹평도 쏟아졌다.
그렇지만 통합한 지 5년 만인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11.5%를 달성했다. 이는 제과업계 최상위권이다. 영업조직이 거대해지면서 원자재 구매력이 상승했고, 매장 매대 점유율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 합산 매출액도 1조원을 넘어서며 제과업계 2위 자리를 굳혔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2009년 합류영업을 통해 두 회사의 겹치는 영업망을 촘촘히 했다"며 "크라운 직원과 해태 직원이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도록 영업 구역을 통합 재배치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영업직원 1인당 매출액은 기존 3억3100만원에서 3억8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인건비와 물류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정규봉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완전히 망가졌던 기업이 구조적으로 턴어라운드하고 있다. 두 회사의 통합 시너지가 올해 최대치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수 초기 장기파업 등으로 인해 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화학적 통합이 마무리 되면서 지난해부터 두자릿수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략은 '장수 제품 리뉴얼'
크라운-해태제과의 올해 전략은 전략은 장수 제품 리뉴얼이다. 프리미엄과자시장보다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경쟁사인 롯데제과와 오리온이 프리미엄 과자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것과 대조적이다. 사실 크라운-해태제과는 프리미엄과자시장에서 다소 뒤쳐진 편이다. 2009년 '슈퍼푸드클럽'이란 프리미엄 제품 13종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론칭 당시 해태제과는 상반기 내 월 50억원, 연 매출 600억원 달성을 목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현재 5종류만 남았을 뿐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려온 장수제품을 리뉴얼하고 품질을 강화는 것은 크라운-해태제과 나름의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물론 트렌드를 이끌면서도 젊은 층을 공략할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소성수 크라운-해태제과 마케팅팀장은 “신제품의 평균생존율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승부수는 잘 팔리는 20%의 제품에 있다"며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고 품질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 올해 상장 가능할까
해태제과의 재상장 여부도 관심사다. 제과업계나 증권사는 해태제과가 이미 상장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성수 팀장은 “상장하기 위한 제반 조건은 모두 갖춰졌다"며 “현재 상장에 따른 최대 이익을 내기 위해 시장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해태제과의 재상장 이야기는 매년 언급됐다. 해태제과가 재상장할 수 있을 만큼 견실해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상장이 해태제과가 가진 부채를 터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재상장에 성공한다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한편 기업가치도 높일 수 있다.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에 참여했던 군인공제회는 해태제과의 3년 내 상장을 인수참여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상장을 미뤘고 2009년에는 군인공제회에 인수대금을 상환함으로써 상장의무가 없어졌다.
이 상환으로 발생한 부채는 2009년 KT-LIG에이스 사모펀드로부터 537억원을 투자 받아 메웠다. KT-LIG에이스 역시 투자 조건으로 2012년 9월까지 재상장을 내걸었다.
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는 “해태제과 측은 필요에 따라 재상장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며 “재상장하지 않을 때는 KT-LIG에이스 측에 발생한 이자대금만 지불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부채를 계속 갚아오고 있기 때문에 이자 비중이 적어지고 기업 평가도 좋아지고 있다"며 “상장을 위해서 잡손실 비중을 줄이는 등 회계의 투명화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임직원 하나로 모으는 윤영달 회장의 '아트경영'
"감동을 전하는 CEO."
서희태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지난해 출간한 <클래식 경영 콘서트>라는 책에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을 이같이 평가했다. 윤 회장은 문화예술 애호가로 정평이 났는데 이를 경영에도 그대로 접목하고 있다.
윤 회장의 '아트경영'은 회사의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두 회사의 직원을 하나로 모으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윤 회장은 매주 수요일 '모닝아카데미'를 개최해 지속적인 양사 직원의 교류와 화합을 주도하고 있다. 모닝 아카데미는 매주 좌석배치를 달리해 크라운과 해태 양사 임직원들의 스킨십을 유도한다. 성공적인 통합을 이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소비자 사이의 1차 고객인 유통업체와 슈퍼마켓 점주 등 영업소에 초청공연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최해 영업망의 친밀감을 다지고 있다. 또 고객에는 국악공연과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열어 이미지 개선에도 일조하고 있다.
서울 남영동의 크라운-해태제과 사옥은 갤러리 '쿠오리아'(1층), 어린이 예술 놀이터(지하 1층)로 이미 유명하다. 윤 회장은 '락음 국악단'을 창단하는가 하면 '창신제'라는 국악제도 열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악 전도사'인 셈이다.
'송추 아트밸리'는 이런 윤 회장의 실험무대다. 2007년 경기도 장흥일대 회사 연수원 부지를 아트 밸리로 조성해 공예체험, 우리가락 배움터, 유리병 아트체험, 미술관, 산책로인 '낙락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윤 회장의 '아트경영'은 제품에도 이어진다. 명화로 채색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아포가토', '베스트원'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제품 패키지에 리뉴얼뿐 아니란 제품 박스로 매장을 장식해 매대를 확보하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크라운-해태제과 측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박스를 쌓아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움직이는 로봇 등 입체 작품으로 어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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